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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유혹하다'의 의미

'김 점선'이라는 화가가 오늘 신문에 칼럼을 썼다. 그분의 글의 요체만 볼뿐 그분의 그림에 대해 나는 잘 모른다. 컴퓨터로 그린 그림을 본 적이 있는데 개성적인 현란한 색감이 보기 좋았다는 정도 밖에... 그림을 사랑하고, 그리기를 좋아하는 그분도 때로 산책도 하고 싶고, 작업실에 들어 가기 싫은 날이 있어, 자기를 유혹하기로 맘 먹었단다. 전날 밤 자기가 싫어 하는 색깔을 캔바스에 잔뜩 발라 놓으면, 다음날 아침, 그색깔이 싫어 색칠을 하다 보면 작업이 진행 된다고... 어느 분야에서 자기의 위치를 가진 사람은 남 다른 데가 있는 법. 대가는 아니더라도 나도 한가지 일에 몰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지나고 보면 허실을 알게 되는 데 너무 하고 싶은게 많은게 문제인 것이다. 이거 저것 기웃거리며 이룬..

노트북/2004년 2008.08.24

대한민국의 딸로서 살아 가기

지금 나의 얘기를 들으면 시대착오적이고 진부하다고들 얘기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내 삶의 궤적(軌跡)을 더듬어 정립된 다분히 나의 주관적 관점이기에. 딸은 자라면 결혼을 통하여 남편의 가문에 입적이 된다. 그리고는 생소한 환경에 혼자 던져지고 지금껏 살던 집은 친정이라는 이름으로 남고 자기 자리는 소멸해 버리는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너무 가혹한 제도가 아닌가 ? 거기서 정면으로 외로움에 부딪치고 혼자 모든 적응 후유증을 앓아야하는 것이다. 그 후유증이 작든 크든. 그 고통이 시간 속에 녹고 녹아, 사물에 연민심을 가지는 어머니의 모습으로 탈바꿈 하기까지 참으로 긴 인내를 요구하지 않는가 ? 그래서 나는 나의 며느리를 맞으며 우리 가족은 모두 새식구가 우리의 모든 것에 즐거이 적응하게 마음으로 도..

노트북/2004년 2008.08.24

나는 현재에 충실한가?

아들이 오늘 또 해외 출장을 갔다. 주말에 집에 오면 거의 낮잠을 자고 간다. 쌓인 피로 때문에. 아들에 대해 누군가 묻기에, - 아들은 주변의 관심이 많은편이기에 더러 이런 질문을 받는다.- 우리 아들은 '늘 오늘에 충실하고, 현재를 충실히 사는 사람'이라고 말해 줬다. 그것이 소박한 나의 견해이기에. 현재 상황이 나쁘고 불만스러워도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일만 열심히 하니 엄마는 항상 믿고 마음 속 깊은 응원을 보낸다. 그러다보니 꿈을 잃지 않나 내심 불안해 보기도 하지만. 미래의 걱정이 많고 꿈이 많았던 나는 그럼 현재에 충실한가? 시간을 좀 먹고 인생을 낭비한 과오가 두렵다. 간밤에 비가 뿌리더니 가을이 한 걸음 더 닥아선 것이 보인다. 옷깃을 여미면서 생각도 추스려보자. 골똘히 미래만 생각하다 ..

노트북/2004년 2008.08.24

강촌 휴게소에서

닻 올린 배처럼 생긴 외관이 좋아, 순한 강을 끼고 달리는 정경이 아름다워, 틈만 나면 내달리던 경춘가도, 강촌 휴게소. 올 무더운 어느날, 남편과 오랜만에 가 본 그곳은, 오래고 낡은 영화를, 이름 없는 시골 장터에서 보고 있는 쓸쓸함이 있었다. 나는 처량한 심정이 되어 시골 간이역처럼 썰렁한 휴게소 식당에 앉으니, 이 곳을 사랑했고 제법 부지런히 드나들던 젊었던 날들의 기억 저장고에 빤한 불이 지펴진다. 그땐 정말 젊었었지! 그리고 엄마와 함께 와서 강물을 바라보던 어떤 날의 기억에서 장면이 고정된다. 강물이 어제의 그 강물이 아니듯 많은 것이 변했다는 생각을 한다. 그때도 강물을 바라보며 강인한 모성과 지극한 자식사랑을 생각했었다는 것까지 함께...... 생각은 다시 현재로 돌아와 엄마로, 할머니로..

노트북/2004년 2008.08.24

지금은 이 모든 것을 사랑 할 시간

고향은 나에게 언제나 애증(愛憎)의 감정을 가지게 했다. 정겨운 고을과 아름다운 강변을 떠 올리면 그리움의 정서에 빠지면서, 또 한편 싸늘한 원망의 감정을 동반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 작은 고을은 나에게 안일한 생각, 순응의 삶의 방식만 강요했고 그래서 나는 나의 능력껏 새로운 세계에 도전해 보지 못하고 근시안적 삶을 산 것이라고 언제나 생각 해 왔다. 그것은 증오에 가까운 감정이 되어 나를 오래 지배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난 지금 나의 정서적 안정감, 포용력 등, 삶의 지혜의 근간(根幹)은 시를 닮은 고향의 자연과, 여유로운 인간 관계에서 형성된 것임을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날 나의 오만한 생각을 멀리 날려 보내고, 새로이 작은 고마움의 마음을 가져 보려 한다. 아직도 버려야 할 것과 간직할 것을..

노트북/2004년 2008.08.24

무늬만 신세대

생활에 뭔가 좀 더 긴장감 있고 탄력을 보강 하고자 한 나. 무늬라도 신세대가 되어 보기로 맘 먹고 감히 홈 페이지에 도전 하여 오늘에 이르니 가히 산 넘고 산이라 ! 며칠만 손 놓고 있으면 먼 세상의 일이 되는 것이다. 재도전, 재충전으로 점철된 나의 홈페이지 역사. 그러나 생각하는 시간, 정리하는 시간, 메모하는 습관... 나의 관심사가 하나 더 늘어 조금씩 즐거워진다. 젊은 시절 지적 욕구에 목마르던 때를 뒤 돌아 보며 지금 나는 행복의 강으로 풍덩. 내 온 힘으로 사랑하는 가족과함께. 2004-08-11

노트북/2004년 2008.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