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2005년

'가 보고싶은 곳' 머릿 속에 하나 더 추가

수행화 2008. 8. 25. 14:15
딸과 사위의 신혼 여행 문제는 우리에게 상당한 issue였다.
무슨 탐험대인양 둘이 의기투합해서 우리에게 생소한 '보라보라'섬으로 간다고 하니 말이다.
더구나 서울에서는 패키지가 되지 않아 일본에 가서 그쪽 일본인 신혼 부부팀과 합류해서 떠나니 무리하기짝이 없는 것이었다,

세계지도를 펴 놓고 타히티를 찾고, 거기서 또 보라보라를 찾아 보니 아...
남태평양 한 가운데 망연히 떠 있는 작은 섬의 모습이라니...

우려반 걱정반으로 우리는 일주일을 보냈고, 정작 본인들은 멋진 추억을 챙겨 온 모양.
그리고 적당히 그을린 건강한 모습에서 말 그대로
"They're on cloud nine" 이라는 표현이 적절 햇다.
우리는 안도하고 덩달아 여행의 무용담을 궁금해 여기며 분위기가 up되는 것이다.

비취빛 물감을 풀어 놓은듯한 바다는 너무 시린 환상의색깔이고,
드넓은 바다에 꿈처럼 정물처럼 떠 있는 방갈로...  
그런 곳에서는 시간도 숨을 죽이고 바다를 응시할 것같다.
사파이어,에메랄드, 비취,그리고 그모든 푸른 빛이 결을 이루며 펼쳐져 있는 바다에 아쉬움만 소복히 두고 왔으리라.  

사진 속에서 살아 있는 풍경은 더 이상 표현이 어려운 아름다움이라 우리-특히 며느리-는 살아서 가 보고싶은 곳 하나를 머릿속에 또 하나 추가했다.

기성품 찍어 내듯, 가이드 인솔 아래 무리 지어 바삐 다니는 신혼 커플에 비해 격조 있는 honeymoon을 보낸 것같다.
먼 여정, 아름다운 해변, 언어가 통하는 사람은 오직 그들 둘...
그러기에 타인도 조금 그리웠던지 일본 공항에 와서 우리글을 보며 감격했다나...

부디 이번 여행에서 보여 준 용기와 결단력으로, 남들보다 항상 앞서며 도전하고 추진력이 넘치는 인생이 그들 앞에 펼쳐지길 바라본다.
과연 도전은 발전적 에너지이어라 !!
2005-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