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기/도야마. 일본.

<구로베 협곡 >

수행화 2010. 10. 13. 10:57


< 구로베 협곡 열차 >

 

 

 

로베 협곡이 있는 구로베 강은 표고 3000m의 북 알프스의 원류로서,
 하구까지 86km를 폭포와 강은 기세로 1000m의 도야마만으로 흘러 간다고 한다.
구로베 강의 상, 중류에 걸쳐 깊은 v자의 협곡을 우리는 토로코 열차를 타고 달려 본다.    

 

 

 

 

간밤에는 어둡고도 적막한 마을이더니
아침 기차역 가는 길목에서 만난 카페는 이른 시간부터 따스한 기운을 피우고 있다. 정다운 모습이다.

 

 

 

 

간밤에 부슬부슬 내리는 비는 가로등 불빛을 애잔하게 적시더니, 말끔한 얼굴로 하루를 열고 있다.
간밤의 기억이 새롭다.

   

 

   

 

협곡 열차 출발지가 이미 깊은 산속이라는 걸 알게된다.

 

   

 

 

 

구로베 협곡 기차의 출발 지점인 우나츠기 역사 앞,
온천 왕국다웁게 분수까지 온천수를 뿜어 낸다. 지구가 발 아래 끓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골이 깊으면 물이 깊다고했다.
 빨간 기차를 타고 빨간 다리를 건너 가며 깊이를 알 수 없는 강을 끼고 달린다.
간이 열차가 달리는 구간은 터널이 41곳, 철교 역시 22곳이나 되며 총 연장 거리는 20.1Km라고 한다.

 


 

 

 

빨간 다리와 녹색의 보색 대비가 멋지다.
모텔, 토종닭, 민박 등 울긋불긋 넙데데한 간판이 없으니 그저 강산에 놓인 빨간 다리만 보면 된다.
소신과 철학(?)이 담긴, 진정 자연을 아끼는 마음을 보는 것같다.

 

 

 

 

지금 이곳은 노천 온천욕을 할 수 있는 곳이고
맑은 날은 벌거벗은 사람을 건너다 볼 수 있다고 한다.
많고도 많은 온천을 두고 왜 여기에서까지?

협곡은 갈래 갈래 흰 가르마를 만들며 물을 쏟아 내고 있는데.



 

 

 

협곡을 소박하게 이어주는 현수교는 동물들 왕래를 위한 것이란다.
나는 계속 되뇌이며 다닌다.
"일본은 부자다, 나무 부자다"  전혀 손타지 않은 열대 우림이 이런 모습일까?  속살을 아끼고 있는 산이 좋다.

 

 

 


 

다만 정물처럼 설치 되어 풍경의 일부가 되어 버린듯한 다리.
까마득한 낭떠러지 위를 포착하는 내 카메라는 챤스에 약하기만하다.
흔들리는 기차를 타고 협곡의 깊은 신비를 찍겠다는 발상이 가증스러울 뿐. 

 

 

 


 

물살이 거세어진 어귀는 영화 '돌아 오지 않는 강'을 기억하게 한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낮게 드리운 가랑빗줄기인지!
분별할 이유가 없다. 그저 몽환적인 느낌으로 보기만 하면 된다. 

 


 

 


 

창을 통해 바라보는 기차의 빨간 꼬리가 연무에 드리우니 먼 어느 곳으로 가고 있는 기분이다.
 길을 나서면 잊고 지냈던 감성이 작게 고개짓을 한다.

 


 

 

 

겨울철 적설기에 보행자의 통행을 도우기 위한 보도가 군데 군데 설치 되어 있다.

 

 

 

일본 열도에 몰아 닥친 대홍수와 태

풍을 뉴스로 보았던 터이니
구름이 덮고 있는 산세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단풍이 덮은 가을 산을 상상해 본다. 10월 하순~11월 중순이 좋다고 안내 팜플렛이 말해 준다.

 

 

 

 

강에 바싹 붙여 달리는 열차.
댐 건설을 위해 만든 철로를 관광객을 위해 개조하여 이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비가 오는 관계로 창문을 닫고 달리지만 청명한 날은 문이 닫지 않아
달리는 차창 위로 나뭇잎이 마구 스친다고 하니 또한 즐거울 것같다.

 

 

치산치수는 국토 관리의 커다란 과업이다.
자연 재해가 많은 일본은 일찌기 치산치수를 잘 하고 있는 것같아 보인다.

 

군데 군데 건물들은 아마도 수력을 관리하는 사무실같은데....
그래도 다리는 붉은 색으로 귀여운 모습이다.

 건너 편 숲에는 아직 눈이 남아 있나 여겼는데 만년설이라고 한다.

 

뜨거운 김이 풀풀 나는 땅이 있는가 하면 여기는 냉기류가 있는 모양이다.

 

게단을 내려 가면 만년설 녹은 물에 담을 담글 수 있다는 데 일기가 나빠 출입을 제한해서 내려 갈 수는 없고 바라다만 보았다.

 

 

만년설이 주는 어떤 영험적인 분위기때문이지, 아니면 산이 깊어서인지.
 간이 카페같은 느낌이 나는 조그만 법당이다. 약사당이라고 한다.

 

 

 


 협곡에 열차를 달리게 하는 것이 오히려 산을 덜 훼손하는 것이라고 혼자 생각해 본다.
이곳은 기차 운행에 필요한 시설과 댐 시설을 제외한 어떤 구조물도 안 보이기 때문이다.

 

 

 

 

호텔 복도에서 호수를 어스름이 오는 바라 본다.

 

 

 

 

호수 건너 편 마을이 불을 밝히면서 호수는 아름다운 밤을 준비한다.

온천을 내켜하지 않는 나도 노천 온천이 멋있다는 말에 늦은 시간 부랴 부랴 달려가 봤다.
깔끔한 노천욕장에서 저 멀리 호수면에 떠 있는 불빛을 바라 보는...나에게는 몹시 색다른 경험이었고,


또 한국어도 영어도 전혀 구사하지 못하면서도 한국 탤런트 이름을 줄줄 꿰는 열혈 한류 팬 아줌마들을 만나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일본식 정식은 이렇게 나홀로 밥상이다.

1인용 밥솥, 1인용 찌개 남비...소꼽 장난처럼 재미 있다.
그러나 큰절부터 하고 써빙하는 할머니때문에 민망하기만 하다.

 




 

교복 입고 자전거 타는 학생들이 많이 눈이 띈다.
순박한 모습 살짝 찍어 보려니까 어느새 눈치 채고, 웃음만 기억한다.
흰 헬멧을 쓰고 줄지어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이 좋다. 예절 교육 시범 수업같은 정연한 모습이 좋다.



 


 

<2010년 5월 23일 도야마 일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