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2007년

먼 길 떠난 길손

수행화 2008. 8. 25. 14:27
먼 길을 지나 온 후 왔던 길을 돌아 보는 아득한 심경이 되어 나는 내 공간에 발을 디딘다.

지난 가을에 동유럽 여행을 다녀 와서 얼마간 즐겁게 지낸 후 12월 7일 인천 공항을 출발하여 지금껏 피츠버그의 딸네집에서 지내고 있다.
딸의 출산을 돕기 위해 또 힘 든 비행기를 또 탄 것이다.

그사이 딸을 이사를 했고 기다리던 아이도 낳는 등 긴 회오리를 지나 온듯 어지러운 시간을 보냈다.
물론 감당키 벅찬 일에 내던져져 있었던 시간이었음은 말할 것 없고.
그러나 보람 있고 기쁘기에 나는 먼 길을 머다 않고 온 것에 대한 응분의 보답을 받았다는 생각이다.
오고 가는 길목에서 늘 바라 보이는 끝없이 넓은 하늘, 그아름다운 변화는 감동을 덤으로 주고 있다.

새로운 집에 온 감각을 다 동원하며 꾸미려는 딸.
딸과 사위의 힘을 덜고자 힘 든 일을 도맡는 남편.
우리 가족은 이인 삼각의 관계가 되어 뛰고 또 뛰며 이사며 출산 준비를 했고,
그사이 해는 2007년으로 바귀었고...

지난 1월 11일 딸을 3,15kg의 아들을 출산해서 또 다른 생활에 들어 갔다.
이제 좀 내 생활을 정리해 볼 시간이 된듯하다.

물론 아기와 엄마를 돌보는 일은 내게 막중하지만.
오늘은 종일 눈이 뿌옇게 내려 잠깐 때 아닌 감정의 호사를 해 본다.
'데이빗 쏘로'의 산 속 생활이라도 체험해 보는듯 호젓한 기분에 젖는다..
몹시 좋은 오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