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앨범/2010앨범

내장사, 단풍 붉은 빛에 취하다.

수행화 2010. 12. 4. 03:16




가을이면 이런 엽서를 보내고 또 반가이 받아 보는 여유로운 날을 꿈 꿔 본다.   
그래서 나는 나를 아는 모든 이에게 마음으로 이 엽서를 보낸다. 



꽃보다 아름다운 잎이 있었다.
내장사는 가 봤으되 단풍 마주하기는 처음이니 그 아름다운 채색에 경탄한다.
붉은 빛에 취한 채 휘적 휘적 걸어 보아도 좋고
머릿 속에 붉은 빛을 다북 다북 채워 보며 길 가에 앉아 보아도 좋으련만...

왜 한민족은 시도 때도 없이 놀이에 한풀이를 하는지 모르겠다.    
귀청을 찢는 유행가 소리에 질려 쫒기듯 절로 향했으니...

 

그들이 최고의 빛을 발하던 지난 주는 어떠했을까?
생기가 살짝 가시고 있는 지금, 11월 10일이 이럴진대. 


부처님 도량에 드리운 줄기는 어진 노란 빛이다.
 


부처님 전을 화려하게 장엄하니 홀로 성불할 것이다.
중생을 환희하게 하는 이런 나무는 부처의 속마음을 가졌으리라.


그 누구 이렇게 고운 물감을 풀 수 있으랴!
자기들 끼리 온전하게 조화로우니 자연이 곧 화엄 세계인 것이다.


붉은 병풍을 두른 부도탑이 호사스러워 보인다.



단풍 나무 사이 홀로 선 감 나무가 또랑 또랑한 감을 매달고 있다.
감은 방울 방울 그려 넣은 그림같다.



떨어진 잎새는 그대로 고운 카펫이 된다. 
앉아서 책이라도 읽거나 도란 도란 가을을 얘기해야만 할 곳이다.
아! 그러나 해는 지고 나그네 갈 길이 멀어 걸음을 재촉한다.



한껏 멋을 내던 잎새는 사뿐한 매무새로 자기 발치를 덮어 예쁘게 주고 있다.


 

구름에 가리운 가을 짧은 해가 한뼘도 안 남았는데
 이 붉은 잎새들은 어두울 줄 모른다.
나는 탐스런 붉은 색에 지치지도 않고 탄복한다.   




주차장에서 절 입구에서 실어다 주는 버스도 있어 간간히 스친다.
그렇지만 이 아름다운 길은 걸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