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기/겐로쿠엔

겐로쿠엔

수행화 2011. 9. 13. 01:06


<겐로쿠엔>

 



겐로쿠엔은 가나자와 시의 중심부에 자리잡은 일본식 정원이다.
에도 시대의 대표적인 임천회유식(林川廻遊式) 대정원의 특징을 오늘날까지 잘 보존하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11.4ha에 대지에 가가 마에다 가문이 몇 대에 걸쳐 조성한 것으로서,
1922년 3월 8일 명승으로 지정 되었고 1950년 현재의 문화재 보호법에 의해 거듭 '명승' 지정을 받았다고 한다.

 

 


 

 

입구에 겸육원의 새김돌이 조촐하다.
6개의 경관을 한 정원에 실현하였다고 하여 겐로쿠엔(겸육원:兼六園)으로 명명하였다고 한다,
광대함과 유수함, 기교, 고색창연, 수천(水泉), 조망의 여섯가지 경관을 두루 갖추었다는 뜻이다.
왼쪽으로는 기념품점들이 나란한 것이 관광지 다웁다.

 




 


제비붓꽃이 가지런한 꽃길을 지나며, 잔잔한 물소리를 들어 가며, 또 아담한 돌다리를 건너보며,
다분히 인위적이라지만 아기자기하고 깔끔해서 좋은 일본식 정원을 구경한다. 

 





 

 
조약돌 위로 흐르는 물소리가 도란도란 나직하다.
속삭임에 귀 기울이느라 나무도 키를 낮추었나보다.

 





 


봄에는 매화와  벚꽃, 초여름에는 제비붓꽃과 철쭉, 가을에는 단풍이 계절 따라 사이 좋게 오고 가는 모양이다.
지금은 함초롬한 제비붓꽃이 제 몫을 하고 있다.

 






 

 

메이지 기념 동상이 비에 젖어 어두운 얼굴이다.



 

 

 

 

전통 찻집.
빤히 불을 밝힌 것이 옛스럽다.
비가 뿌리던 흐린 날씨여서인지 너무 컴컴하다.

격식을 몹시 따지는 일본식 다도를 행하는 곳인가?
허리를 굽히며 들어 가서 기모노 입은 여인이 주는 차를 불편한 자세로 쬐끔씩 받아 마시는 곳인가?
궁금증만 부풀리며 지나친다. 제한된 시간이 또 문제다.

 

 

 

 

'시우정'이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에도 시대 원내에 있었던 건물 '시구레테이'를 2000년에 재현한 것이라는 안내가
얌전하게 쓰여 있어 조금 기분이 좋아진다.

 

 




 


수종은 알 수 없으나 마치 아열대 지방의 나무를 보는 느낌이다.
캄보디아의 '악마 발톱'을 떠올리게 하니까~

 




 


호수처럼 잔잔한 연못에 빗방울은 파문을 그리며 그림을 만든다.
빗물이 만드는 파문을 먹이로 착각하는 비단 잉어들.
정원의 한 가운데 조성된 연못인데 잔잔하고 아름답다.

 




 

이슬에 젖어 호수는 더 과묵하고 어두은 얼굴이다.

무심하게 걷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뒤돌아 호수를 일별하며 작별의 말을 보낸다.


잔잔한 얼굴에 어여쁜 사계를 담으며 오래 오래 잘 지내라고...... 



 

자그만한 다실은 호수를 바라 보고 앉아 있다.
크지 않은 호수에 있을 건 다 있다.
꽃꽂이 해 담은 것같은 작은 섬도 있으니~

 

 





<히가시 찻집 거리>

 



찻집은 차와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에도 시대에는 기생들의 춤과 악기 연주를 하던 곳이었다고 한다.
역사적인 찻집 거리로서 교토의 기온 거리와 함께 국가 문화재로 지정 되었으며 그중 규모가 큰 이곳 히가시 거리를 걸어 보다. 

 


  


 

 

기모노에 게다를 신은 여인이 종종 걸음으로 나다녔을 거리이었을 것이다.

비에 젖어도 목조 건물은 차가워 보이지가 않다.

 


 

 


180년 전 당시에는 특별히 찻집만 2층으로 짓게 되어 있었다고 한다. 
1820년에 정비를 했다고 하는데, 잘 정돈된 모습이 입체 모형 내지 영화 셋트장을 보는 것같은 느낌도 준다. 

 





 


격자무늬 창이 굉장히 멋스럽다. 
내부는 보이지 않고 인기척이 없으니 박물관인가 싶기도 하다.
자기들도 그점이 신경 쓰이는지 '개관중'이라고 팻말로 안내한다.

 




 


마을 가운데 있는 화장실 겸 손바닥 공원이다.
일본인의 취향은 '작은 것은 언제나 예쁘다'라나...
이어령 선생님의 '축소지향의 일본인' 생각이 난다.

 




 


일본인 마을에는 이러한 신사나 절 비슷한 것이 자주 눈에 띈다.
저들만의 샤머니즘이 불교와 만나 고유의 일본 불교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가까운 곳에 있어 수시로 소망을 빌어 보는 공간이려니 한다.

 




 


전통 문양의 기모노, 옷감 등 멋진 직물이 많은 아담한 가게 벽면이다.
가격이 가격인지라 눈요기로 그치고 뒷걸음으로 나오고 만다.
그러나 주인의 센스가 엿보이는 창을 그냥 두고 올수는 없다.

 



 

살짝 내부가 엿보이는 찻집 입구.
우리네 인사동과 유사한 동네라고 하는데 엄청 차분한 것이 차이점일까 싶다.
무리한 간판도 없는 것이...



 


부채며 머플러며 이쑤시개에 이르기까지 자잘한 것들을 파는 선물 가게.
길거리 휴게소보다 물론 비싼데 예쁘고 고급스러운 게 많다.
나는 우리 영훈, 영지를 생각하며 예쁜 도시락 두개를 샀다.

 




 


커피향에 묻어 모차르트 선율이라도 새어 나올 것만 같다.
예쁜 찻집 간판은 고요함으로 하여 더욱 고급스럽다. 내부는? 또 차는?  
나는 궁금증 많은 행인이 되어 아쉬움에 젖어 걸으며 기웃거리며 했다. 그래도 행복했다. 
차를 마시며 느리게 걸어 보는 진정한 여유를 가상 체험하며 혼자 걸어 본 길이다.


 


 

<2010년 5월 23일 가나자와에서의 일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