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앨범/2011앨범

경복궁 다시 보기.

수행화 2011. 10. 22. 01:06


 

올 가을은 유독 아쉬운 마음으로 가을을 보낸다.
청명한 가을 날은 꼭 햇살 아래 어딜 나가야 할 것만 같다. 
마침 문화유산답사기 고궁편을 겅중겅중 읽던 중이라 
갑자기 고궁 답사를 나서기로 했다.


경복궁은 근정전에 이르기까지 3문을 거쳐야 한다고 한다
광화문, 홍례문, 근정문.
그사이 우리 것에 너무 무심했던가?
이렇게 멋진 광화문을 보면서 나에게 던져 본 질문이다.


 

문을 통과하면 산을 배경으로 근정전이 단정한 모습을 하고 있다.
부지런히 나라를 다스리라는 의미, 근정전. 
 통치자에게 바치는 아름다운 당부같아 보기가 좋다. 



유려한 곡선을 따라 점점이 아로 새겨진 아름다운 우리 채색에 또 감탄한다.
가까이 있어 소중함을 놓치는 우를 우리는 늘 범한다.



아! 아름다운 경회루
미끈한 다리를 물에 띄우고 있는 우아한 모습은 설명이 필요 없다.
그저 먹먹한 가슴을 하고는 바라만 본다.



경회루 옆 벤치에 앉아 아름다움의 품격에 대해 생각해 본다.
아름다움은 널리 인간을 정화하는 기능이 있다고 생각해 본다.

외국 사신을 위한 연회나 나라의 경사가 있을 시에 사용하기 위해 지어진 건축물이라고 한다.
태종 12년에 완공한 것이 임진왜란에 소실된 것을 대원군의 경복궁 중건 사업으로 고종 4녕에 재건 되었다고 한다.


 

다스림을 생각한다는 의미가 참 좋다.
대원군이 통치자의 자세를 떠울리며 이름 지었다는 걸 보면 그도 생각이 깊은 사람이었나보다.
우리는 늘 공은 버리고 과는 오래 기억하는 역사의 나쁜 습관이 있어 보인다. 

 


 

겹겹이 두른 궁궐은 커다란 사각형 안의 복잡한 미로같다.
건너 건너 겹쳐 보이는 멋이 예사롭지가 않다.
내가 사진 작가라면 아마 어두울 때까지 찍어도 아쉬울 것만 같은 멋진 공간이 널려 있는 곳이 고궁인가 한다.



건물과 건물을 이어 주는 역할일 터인데 마치 건축에 멋 내려 일부러 만들어진 공간같다.
자금성을 보면서 규모에 압도 되었던 것이 새삼 억울해지려 한다.
과장되지 않고 거북한 치장이 없는 우리 궁궐의 멋이라니...


 

이 어여쁜 문.
건물은 대개 뒷쪽으로 이런 문을 두고 있다.
 답답할 법한 이곳 생활에 숨통이 되어 줄것만 같아 친근해 보인다.




구중심처. 담을 끼고 문을 지나 또 문을 지나...
한 낮의 정적이 정갈하고 엄숙하게 내려 와 있다.
관광객의 발길은 안으로 들수록 잦아 들어 정적인 본 모습을 보인다. 


설치 미술처럼 앉아 있는 항아리가 우아하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 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관광 인파이던지...



경복궁 안의 작은 궁궐, 건청궁은 고종황제와 명성황후가 기거하던 살림 공간이라고 한다.
궁궐 북쪽이라 청와대가 바짝 가깝게 느껴진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3년에 걸쳐 복원된 것이라 한다.



옥호루는 명성황후가 시해된 곳이라고 한다.
구중심처인 이곳에 어떻게 그런 참사가 일어날 수가 있었을까?
슬픈 역사의 장이다.



건물마다 간략하게나마 설명을 붙여 주는 작은 친절이 아쉽다.
 건청궁에 사용된 목재는 유난히 붉고 곱다 했더니,
태백산맥에서 자라는 금강송이라고 한다.



건청궁 앞에는 이름도 아름다운 향원정이 있다.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다'라는 의미라고 하니
궁궐 이름의 깊은 뜻만 새겨도 공부가 한아름 될 것같다.



가을 해가 수직으로 꽂힌 시간인데도 그림은 근사하기만 하다. 
 이 연못에 연꽃이 떠 오르는 아침에 이곳을 다시 오리라 나에게 기약한다.
아침 잠에서 깨는 맑고 빛나는 정원을 다시 보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