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앨범/2011앨범

피아골 연곡사

수행화 2011. 11. 12. 16:38

 

가을 사찰 순례는 지리산 연곡사를 다녀 왔다.
연곡사는 박 경리의 대하 소설 '토지'에서도 잠시 배경이 되었던 유서 깊은 절이다.
백일 기도를 드리러 갔던 부인이 뜻 아닌 사생아를 갖게 된 한 많은 곳,
또 그 아이를 품어 길렀던 인연의 절로 그려졌었다.  



큰 법당이 대적광전이라 본존불은 비로자나불로 모셔져 있다.
비로자나불(大日여래)은 커다란 태양의 뜻이며, 지권인의 손모양을 갖추고 계신다.
이제 이 정도는 쉽게 아는 걸 보면 서당개 풍월이 무시할 게 아닌 것같다.


따라서 협시불은 문수와 보현 보살로 모셔지는 것이다.

 

연곡사는 보물로 지정된 부도를 다수 간직하고 있었다.
대적광전 뒷 쪽, 산책길 입구에 알림판이 있어 따라가 보았다.




<동부도>

 '말 하지 않는 것과의 대화'
유 홍준 씨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3의 부제로 붙여졌던 말이다.
거기 '부도 중의 꽃'이라 하며 `이 부도의 아름다움을 극찬하였다.
단아하하고 차분한 아름다움이 문외한인 우리의 시력으로도 보인다.

여기는 피아골이 아닌가!
난세를 몸으로 부대낄 수밖에 없었던 세월을 다치지 않고 묵묵히 살아 준 것에 고마움을 표하게 된다. 
위대하신 선승들의 불력이 서리었던 게 아니었을까?



<북부도>

형태가 아름다운 동부도를 모방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동부도가 통일 신라 시대의 탑이고, 북부도는 이후 고려 전기에 조성된 탑이라고 한다.
어느 석공의 원력이 서린 것을 우리는 그저 쉬운 눈으로 바라만 보고 무심히 돌아 서니...




<동부도비>

  고려 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비문을 새긴 몸체는 임진왜란에 없어지고 받침돌인 돌거북만 남은 것이라고 한다.
등 중앙에 비를 끼우게 되어 있었다고 하니 비석 받침인 셈이된다.

 윗 부분은 훼손된 것을 복원한 것이라 조금 이질감이 들기는 하다.
1963년에 보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소요대사 부도>

조선 시대 효종 원년(1650년)에 세운 비라고 한다.
소요대사의 사리를 모신 탑이다.
부도가 많은 걸 보면 고려 시대까지 이곳은 선을 닦는 도량으로 이름을 떨친 모양이다. 



<팔각 지붕을 한 부도> 

아름다운 지붕을 이고 숲 가운데 살짝 앉아 있어 더 없이 친근한 부도이다.
 한 줌 숨겨진 보석같은 부도이다. 
예스런 기품은 설치 미술품보다 더 예술적으로 보인다.


보월당 부도




<현각선사 탑비> 

고려 전기의 현각선사를 기리기 위해 세운 탑비.
몸체는 어딜 가고 머릿돌만 또 업고 있다.
돌은 표정을 가져 선사의 기상을 보여 주는 것같다.
보물 제152호로 지정 되어 있다.

 

때 맞추어 산사 전통 음악회가 열려 범패 공연을 보게 되었다.
수륙재나 영산재나 49재 등 행사에서 보게 되는 공연인지라 우리는 자주 접하지 못하는 공연이다.  



돌아갈 시간이 마음 쓰이고 공연 구경까지 덤으로 챙기느라 
지리산 자락의 유서 깊은 사찰과 지리산의 가을에 온 마음을 주지 못하고 온 것이 못내 아쉽다.




또 하나 가을은 그림 속에만 있을 뿐 우리를 떠나고 있다.
 가을해를 향해 고개를 기울인 나무들도 아쉬움으로 붉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