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공부

마음의 고요, 잠연한 호수와 같은

수행화 2012. 3. 12. 00:21

오직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하여 의심이나 오류 없이 직관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임제가 말한 견철갱불의류(見撤更不疑謬)이다
                    < 자유인 임제 p.120>


 여기서 말하는 의(疑)란 확신 없이 머뭇거림이요
류(謬)는 현전하는 것과 어긋나게 봄을 뜻하는 것입니다. 

눈으로 봄이 철저하면 명(明)이요
귀로 들음이 철저하면 총(聰)이라고 하였습니다.
꿰뚫어 듣고 꿰뚫어 보는 총명함으로 사실을 사실 그대로 보아야 함을 말합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 다른 시력을 가졌습니다.
따라서 각자 자기만의 안경을 통하여 사물을 봅니다.
시각차라는 말 속에는 자기만의 주관이 내포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자기만의 주관이 당연히 옳을 수도 없고, 또 허구일 수도 있다는 말이 됩니다.
이것은 또한 외부의 어떤 권위적인 것에도 현혹 되거나 매달리지도 말아야 한다는 의미도 됩니다. 

 말할 필요도 없고, 이름이 무엇이냐에 관계가 없으며, 마음의 호, 불호에 관계 없이
내가 인식하는 것과 진실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이지요.

생각하여 알려는 것이나 궁리하며 따지는 것 따위는 다 귀신의 살림살이에 지나지 않는다고까지 하였습니다. 보고 들으며 생기는 마음의 갈등, 온갖 이해 관계, 미움 .....
이 모든 것들은 귀신 살림살이처럼 어지럽다는 것이겠지요
       
    ※ 思而知 慮而解 是鬼家活計 

맑은 물이 호수에 가득하여 삼라만상의 본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비추고 있을 때처럼,
어떠한 경우에도 마음은 흔들림이 없고, 고요하고 맑음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현각 스님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 불리당처상잠연(不離當處常潛然)
                     당면한 현실을 회피하지 않으며 마음은 항상 고요하게 가져라 

온갖 경우에 갑자기 부딪쳐도 (萬機頓赴)
안정된 마음이 꺾이지 않으면 (不搖基神)
이것이 바로 태산부동의 성심(聖心)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추구하고 수련해 가야할 가치일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또 길을 일러 주시는 스승님이 계십니다.
그러나 수행은 결코 남이 대신해 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잠연이라는 말의 여운을 오래 간직하고 싶습니다.
작은 바람결에도 거세게 파문을 일으키려는 우리의 마음 속 호수를 생각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