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공부

나무를 문질러 불을 당길 때까지...

수행화 2012. 3. 12. 00:27

수행은 자기 마음을 닦는 것이요,

마음을 닦는 다는 것은 마음 속에 도사리고 있는 온갖 망상과 집착을 떨쳐버리고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만약 마음에 털끝만큼이라도 집착하는 것을 두게 되면 그것은 마음을 비우는 것이 아니다.

                              < 자유인 임제, p. 311 >

 

 

망상, 집착을 버리는 것은 수행의 근본임을 압니다.

그렇지만 우리 마음은 안, 이, 비, 설, 신, 의에 망상 집착을 일으키며 산란하게 작용합니다.

그것은 정(情)에 기인한 것입니다.

그래서 중생을 유정(有情)이라고 이르기도 합니다.

 

안, 이, 비, 설, 신, 의의 육근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마음을 고르는 강한 집중력이 요구되지요.

부처님께서는 거북이가 위험에 직면 했을 때 갑옷 속에 온 몸을 감추는 것과 같은 굳은 집중력이라 비유하셨습니다.

 

그것은 선(禪)을 통하여 일념이 무념이 되게 하는 노력을 말합니다.

여기에 집중하기 위한 방법으로 화두(話頭)가 언급이 됩니다.

 

화두의 근원은 송대(宋代)의 대혜종고(大慧宗果) 스님에서 부터입니다.

스님과 많은 제자 간에 주고 받은 편지와 답장의 형식에서 유래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화두의 본뜻은 '이야기'

즉 스승과 제자 간의 상식을 뛰어 넘는 파격적인 이야기라는 뜻입니다.

 

흔히 화두에 드는 방법으로

선비들이 일상생활 중 묵묵히 벽만 바라 보며 실행하던 방법인 묵조선(默照禪)이 있으며,

움직임 속에서도 조용히 마음을 다잡아 집중하게 하는 동중정(動中靜)이 있습니다.

 

묵조선이 되었든 동중정이 되었든 생각을 하나로 모아 일념이 무념이 되는, 삼매에 드는 경지를 추구해야 합니다.

각자의 그릇에 맞는 정당한 방편(正方便)을 찾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에 의지하고, 지신을 믿으며, 철저히 자신이 주체가 되어 

망상에서 벗어나 사물을 분명하게 볼 수 있도록(照見) 쉬임 없이 정진해야 함을 가르치십니다. 

 

외부의 모습에 집착하고, 남의 이목에 의존하면 이미 수행과는 거리가 멀어집니다.

그리고 수행은 쉬어서도 안되고 더구나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자기 현실에 맞게, 쉬지 않고, 일념으로 정진하리라는 결심이 있어야겠습니다. 

 

어쩌면 오늘의 화두는 찬목구화(鑽木求火) 가 적절하겠군요.

불을 얻으려면 불길이 당겨질 때까지 쉬지 않고 나무를 문질러야 하듯이,

우리의 수행도 나무를 문지르는 쉬임 없는 자세가 되어 보는 것입니다.  

 

                   

 < 12월 14일 수요법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