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공부

안정된 삶은 자칫 게으름으로...

수행화 2012. 3. 12. 00:56

삭발하고 사문이 된다는 것은 상징적, 형식적인 표현이며
진리에 헌신할 준비를 한다는 결단을 표시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안정을 지향하는 동물입니다.
그러나 안정된 삶은 자칫 게으름을 가져 오기 쉽습니다.
수행자는 같은 나무 아래 3일 이상을 머물지 말라고 하는 것도 작은 집착도 갖지 말라는 의미이려니와,
늘 새로운 자극에 스스로를 노출시키면서 삶은 불안정한 것임을 깊이 알아야 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리고 불안정한 삶에 민첩하게 대처하라는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부처님 제자 중 마하 가섭을 두타 제일로 치고 있습니다.
'두타'란 떨어뜨린다, 씻는다, 버린다는 의미로서 12가지의 가섭 존자식 두타 수행이 있다고 합니다. 

걸식으로 하루 한끼만을 먹고, 일곱집 이상은 걸식을 다니지 말 것이며, 발우에 든 음식 이상의 음식을 탐하지 말아야 하며 오후에 어떤 것도 먹어서는 안 되는 등...
출가 사문이 무척 많았던 부처님 당시 상황에 맞추어 제시된 적절한 수행법일 것입니다.   

옷은 세가지로 만족하고, 헌옷을 기워 입어야 하는 수행,
지붕 있는 곳에서 쉬지 말고, 나무 아래  잠 자지 말라는 것과, 앉아서 수행 하라는 것은
육신에 대한, 물질에 대한 애착을 버리고, 소유하는 삶이  불가능 함을 알리기 위함일 것입니다. 

시대와 환경에 따라 수행법은 달라야 할 것입니다. 또 달라졌다고 봅니다.
분소의라고 하여 일부러 조각 낸 옷을 입는다던지, 수일식법을 지킨다고 하여 모든 음식을 갈아서 먹는다던가...
수행을 위한 수행, 형식에 포로가 된 수행은 진정한 수행의 의미를 퇴색시켜버리고 맙니다. 

수행이란 불편함과 자극을 통하여 항상 깨어 있게 하는 훈련을 위한 도구이요 장치인 것입니다.
형식에 치우쳐 본질을 간과하는 경향으로 흐르니 흔히들 남방 불교를 박제된 불교라고 한답니다.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시대에 걸맞는 깊은 수행법을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입니다.

 


 

※  오늘의 한자 ( 사십이장경 P. 7 )

                                          剃 : 머리 깎을  
                                          除 : 덜 제 
                                          鬚 : 수염
                                          髮 : 터럭
                                          愼 : 삼가할 (愼重, 勤愼)  
                                          勿 : 말
물   
                                          矣 : 어조사
( ~이다, ~리라, ~느냐? ) 
                                          使 : 하여금 , 부릴
                                          蔽 : 가릴 폐  ( 隱蔽 ) 

 

 

 

< 2012. 2. 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