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2005년

인간의 이유기

수행화 2012. 12. 3. 23:35

 

인간은 일생을 통해 두번의 이유기를 갖는다고 한다.

모유를 먹으면서 자라 치아가 나기 시작하면 첫번째의 이유기에 들어 간다.
갖은 이유식을 거쳐 비로소 어른에 가까운 식사를 하게 된다.
그때 아이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심적인 고통을 겪을 것이다.
지금껏 밀착해 있던 엄마와의 공간적 거리감이 얼마나 두려웠을까 싶다.

그리고 사춘기를 지나 어른이 되어 가면서 정신적 이유기를 겪는다고 한다.
독립된 인간으로 홀로 서기 위한 고통을 겪어 간다는 말이다.
경중(輕重)의 차이는 있으나 누구나 이 과정을 지나 비로소 인간으로 바로 선다고 한다.

그러기에 자식은 어느 기간부터 의타심을 버려야 하고,
부모는 자식에게 개체로서 아이를 존중하고 먼 발치에서 바라봄이 좋을듯하다.

그러나 자녀 수가 줄어듦에 따라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 열중하고
너무 기대치를 높여서는 무한한 실망과 혼돈을 초래 하는 것을 더러 본다.

혼기가 지난 아들, 딸들에게서도 어릴쩍 귀엽고 말 잘 듣던 기억을 떨치지 못하고 하염 없이 힘 든 날을 보내는 부모들을 많이 본다.
이유는 시기가 있는데 너무 오래 수유를 하는 것같다.

이런 말은 하는 나의 아들, 딸들은 부모에 대해 "과잉보호 공포증"(?)들이 있다.
지나친 보살핌이 부담을 넘어 공포로.
부모로서 염려의 강도가 조금 심했나 싶어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한국의 부모는 자식을 너무 애정에 흥근히 담궈 키우는 경향이 있다.
자식이 허우적거리게시리.

(2005-02-24 00:37:43, Hit : 32, Vote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