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2013년

내 작은 등잔불

수행화 2013. 1. 3. 23:20

 

무엇이 무거울까

바다 모래와 슬픔이.

무엇이 짧을까?

오늘과 내일이.

무엇이 약할까?

봄꽃과 청춘이.

무엇이 깊을까?

바다와 진리가.

 

"무엇이 무거울까? 크리스티나 로제티라는 영국 시인의 시라고 한다. 


자주 보겠다고 머리맡에 두었건만 전혀 들추어보지 않아 마치 정물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책,

장 영희씨의 축복을 펼쳐 든 것은 제야의 종 타종을 기다리면서이다.

그것은 종소리와함께 가슴을 울리는 경종같기도 하고, 또한 새 아침에 내리는 축복같기도 한 것이다.

타종 소리는 멀어지고, 새해 벽두를 시드니 '하버브릿지'의 폭죽 쇼가 찬란하게 열어주고 있다. 

아름답고 위엄 있던 다리를 생각해 보며, 그 때는 또 젊었었다는 생각을 해 본다.

 

땀 흘리지 않고 대가를 바라는 것은 인생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을.....

송년의 시간은 반성의 시간이다.


희망은 가슴에 따스한 불을 지피고 있다.

아! 나를 기쁘게 하고 내게 갈채를 보낼 송년의 시간을 위해 일단 더운 마음을 가져 보자고.


    

한 폄 더 짧아진 나의 시간을 나는 성실히 쓸 것이며,

내 길을 비춰 줄 작은 등잔불 하나를 밝혀 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