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기/스페인(몬세랏)

'몬세랏' 절벽 사원.

수행화 2014. 10. 6. 00:21

 

<몬세랏 (Montserrat)>

 

몬세랏 수도원
바르셀로나에서 북서쪽으로 50Km정도에 위치한 수도원. 문득 차창 밖으로 거대한 돌산이 병풍처럼 길게 이어지더니 우리를 실은 버스는 돌산을 향해 들어 간다. 우리네 미시령, 한계령보다 더 까마득한 고갯길을 오른다.

엄중해 보이는 출입문과 빛 바래인 살구빛의 건물은 보색 대비로 조화롭다.

 

 

 

 

 

 

로마인에게는 몬스세라투스('톱니 모양의 산'), 카탈루냐인에게는 몬트사그라트('신성한 산')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고 하는데 말 그대로 갈아 꽂은 톱날처럼 쭈빗 쭈빗 서 있고 그 정상 부근에 수도원이 서 있다.  

수도원 입구에는 수도사 모양을 한 돌 조각상이 먼저 반긴다. 그런데 움직이는 사람을 따라 계속 눈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빛이 조화를 부린다.

 800만년 전 몬세랏은 바다였으나 지각 변동으로 오늘날 6만 봉우리의 돌산이 형성되었다는 설이 믿기지 않았다. 
깎아 지른 절벽을 병품 삼아 두른 수도원, 심산에 자리 잡아 수도에만 정진할 수밖에 없었겠다. 이곳 수도원의 소년 합창단이 상당히 유명하다고 한다. 이 높은 곳에 까지 와서 연습들을 한단 말인가? 아치형의 담장은 건너 편 산을 멋지게 액자에 담고 있어 경직된 수도원의 긴장을 조금 풀어 주는 것같았다.담장에 쏟아지던 햇빛이 빠르게 구름을 걷어 올리는 광경을 바라 보며 보며 잠시 쉬었다.

안개 구름이 걷혀 가면서 따가운 가을 햇살을 예감하게 한다. 그러나 엄숙하고 서늘한 기운을 운명처럼 가진 건물같다.  

예배를 보고 있는 성당 내부는 절벽 풍경과는 다르게 따뜻한 기운이 감돈다. 프랑스군의 점령했던 당시에는 주민들이 보호하여 빼앗기지 않았다는 아기를 안은 검은 성모상이 이수도원의 큰 자랑인 것같다 

 검은 성모상
일명 성모자(聖母子) 목조상(像) 검은 성모상은 본래 무어인들이 모시던 것이었는데 무어인이 지배할 당시 동굴 속에 감춰져 있다가 880년에 우연히 발견된 이래 수많은 순례자들이 찾고 있다고 한다. 

 

건물 뒷편에는 각자 촛불을 밝히고 염원을 남기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색색의 작은 조명등이 즐비하다. 촛불과 종교와는 언제나 친한 사이.

우리가 버스로 올라 온 길은 아직도 안개에 쌓여 있다. 바라만 봐도 아찔한 곳을 안개를 뚫고 올라오다니!관광객을 위한 후니쿨라가 산을 붙잡고 매미처럼 붙어 올라 가고 있는 것이 멀리 보인다.

 

이렇듯 어지럽게 구불거리는 산이라도 사람의 발길은 잦은듯, 안개 구름을 벗고 있는 정류장이 단순하고 아름답다.

구름에 갇혀 본다는 것은 환상적인 체험이다. 잠시 적막의 세계에 들어 가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위가 뭉게 구름처럼 송이 송이 피어 앉은 산허리라는 게 믿기지 않게 깔끔한 거리 풍경. 이런 세상을 바라 보는 순간이 기적이요, 행복으로 기억할 것이다.  

수도원을 나서면 기념품점도 있고 예쁜 카페도 있어 말갛고 예쁜 마을에 든 기분이다.

소풍을 온 학생들이 귀여워 한 장 찍었더니 환호하며 좋아 한다.

 

 

구비 구비 바위산이니 암벽 등반가들이 많이 찾을만도 하다. 길에는 암벽 등반 장비를 갖춘 젊은이를 많이 본다. 암벽 타기의 원 스톱 연습장이 될 것같다.

 

 

<Monstserrat → Barcelo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