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앨범/2014앨범

서울 숲을 걷다보니.

수행화 2014. 11. 11. 02:02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서울 숲에서 가을의 여러 얼굴을 바라 보았다. 

걷기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는 날은 걷는 날이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바라보던 숲길,

동네 공원 산책하노라며 무심하던 내 시선에 닥아 선 여린 숲.

수채화 한 폭에 내 발길은 멈추고 그 가을 빛 배경에 가슴이 서늘해진다. 

 

 

 

 

 

 

작은 연못도 가을을 담고 있고.

 

 

 

 

 

눈이 부시지 않은, 한편 겸손한 늪의 풍경도 있다. 

 

 

 

 

 

어린 숲도 가을을 성심껏 준비하고 있어,

나는 자꾸 뒤돌아 보며 걷게 된다. 

 

 

 

 

 

은행잎 노란 빛을 나는 너무 좋아 한다.

되바라지지 않은 노랑. 열매를 품은 품위 있는, 그러나 화려한 노랑이 그렇게 좋다.

 

 

 

 

 

 

야간에 조명을 쏘아 올리나보다.

숲이 만들어 내는 소실점은 늘 먼 그곳 같다.

소실점은 현실감이 없어 그림 속같다.

 

 

 

 

 

 

'바람의 언덕'이라고 하는 예쁜 이름이 있는 곳에 억새는 바람결에 나부낀다.

이 공원은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갖추고 서로 속삭이며 사는 모습이다.

 

 

 

 

 

 

 

 

붓끝이 한번 톡톡 스친듯 촘촘히 박힌 가을꽃이 여간 예쁘지가 않다.

그러나 햇빛을 향한 꽃은 내게 시선을 주지 않는다.

나는 다만 앙증맞은 꽃의 옆 얼굴만 보고 귀엽다고 말해 준다.

 

 

 

 

 

거울 연못이라고 한다. 숲이 거울 속에서 더 깊게 익어지고 있다.

거울은 맑은 얼굴로 공원의 사계를 비출 것이고,

걷는 사람들의 마음도 명경알처럼 맑아진다. 

 

 

 

 

 

조각 공원도 있고, 경마장 풍경의 조각 공원도 있다.

에전의 경마장 터였음을 알리려 하는 의도가 보인다.

가까이 있으면 소중함을 모르는 일, 그래서 지나치기 좋은 곳이 이곳이 아닌가 한다.

 

<10월 30일, 가을이 가고 있는 서울 숲을 걸으며, 카메라를 들고 자기 않아 내 아이폰이 담은 정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