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기/스페인(세비야)

세비야

수행화 2014. 12. 14. 14:01

세비야 (Sevilla) in Spain

오페라 '카르멘'과,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배경으로 우리에게 친숙하다고 할 도시, 세비야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세비야 주의 주도로서 이슬람 교도들이 스페인을 지배할 당시 수도였고, 1248년 페르난도 3세가 이끄는 스페인의 그리스도교도들이 이슬람 교도들을 퇴치한 후 급부상한 도시로서 지금은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에 이어 스페인의 4대 도시 정도라고 한다

마젤란이 세계 일주를 출발한 도시(1519년), 화가 벨라스케스(Velazquez), 무리요(Murillo)  등 많은 예술가를 배출한 도시가 이곳 세비야라고 한다. 아메리카 대륙과 연결 고리로서 풍요를 누린 도시였다고도 한다. 그러나 내 안에 걷잡을 수 없이 차오르는 감정은 세기 전 오페라 '카르멘'과,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배경 도시라는 사실이었다. 마음에 그리던 상상의 도시가 실재하고 내가 거기 서 있다는 현실은 실로  비현실적 감동이었다.

깨끗하고 멋진 거리에  메트로도 미끄러지듯 다닌다. 차도라고 따로 경계가 없으니 인간 친화적으로 보인다. 옛스럽고도 말끔한 건물들을 보며 나는 어지러운 간판을 친친 감고 있는 서울의 거리가 참 산란하다는 생각을 한다. 

거리의 사진전인지 공연 포스터인지? 아무래도 좋다. 거리에 멋을 더해 주어 눈이 즐겁다.

방금 막 오페라의 여주인공이 창문이라도 열 것만 같은 예쁜 건물들은 카페고 상점들이다, .  


<세
비아 대성당>

스페인 최대라는 카데드랄.(Cathedral)
이태리의 성 베드로 성당, 영국의 세인트 폴 성당과 더불어 유럽을 대표하는 성당이라고 한다. 거리를 걷다 갑자기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성당이 나타나던 일, 주일예배 때문에 입장이 되지 않았고, 예배를 마친 다음 들아 가 볼 수가 있었다.

대성당은 폭이 116m에 내부 길이가 75m라고 하니 장엄하고 거대하다. 100년에 걸쳐(1401~1511) 지어졌다고 하는데 믿기지 않게 깨끗하다.  

12세기 후반 이슬람 세력을 몰아낸 후 이슬람교도의 회교사원이던 자리에 지은 성당이라고 하고, 콜롬버스의 관도 안치되어 있어 더욱 유명하다고 한다.  

히랄다 탑 (La Giralda).

97.5m의 높이로 세비야의 상징물같다  12세기 말에 이슬람 교도들이 세운 것인데 이후 지진으로 파손된 것을 16세기경에 기독교인들이 보수하면서 탑 윗부분에 전망대와 풍향계를 설치했다고 한다.걸어서 탑에 오르면 시가지 전체를 조망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언감생심. 목 아프게 올려다만 봤다. 히랄다는 '바람개비,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성문 앞은 웨딩 촬영의 명소인가 싶다. 여기도 웨딩 사진을 야외에서 찍곤 하는 모양이다. 타인의 행복한 순간은 바라맘 봐도 행복이 전해 온다. 이끼 낀 성은 모든 것을 보고 안다는 얼굴이다.

알 카사르라는 안내 표지가 있는 성문 입구.
대성당 건너 편에 있는 규모가 작아 보이는 성인데 현재에도 스페인 왕가가 세비야에 오면 머무는 곳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앞에서 마차를에 나눠 타고 유유히(?) 거리 구경에 나섰다.

돈 쥬앙 백작의 집.
바람둥이의 대명사가 되어 있는 '돈 쥬앙'이 실존 인물이었음을 말해 주는 그가 살던 집. 전설적인 인물이 된 그의 집은 지금 호텔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오랜 세월 보수를 거쳐왔겠지만 깔끔하고 밝은 외관이 보기 좋다.

건물 앞 노천은 예외 없이 카페인데 공간에 비해 인파가 많다. 돈 쥬앙이 살아 있었다면 마차가 차지했을 공간일까 상상해 본다.

세계 최초의 비뇨기과 병원 건물.
지금은 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있다는데 옛 것을 잘 활용하여 거리 자체를 박물관으로 꾸며 놓은 느낌이다. 

좁디 좁은 골목에 겨우 사람 하나 지나 갈 공간만 띄우고 둘씩 마주 보며 차를 마시는 모습이 재밌다. 그 옛적 골목에 마실 나와 이웃과 담소하는 장소가 변천한 것인가 싶다.  

좁은  골목을 꼬불 꼬불 돌며 걷는게 참 정겹다. 아늑한 느낌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다.

골목 안,앙증맞은 기념품 가게들도 볼거리다. 기념품을 파는 곳인지 자기네 장식장을 집 밖에 내다 건 것인지 구별이 안 간다. 골목에 몹시 어울리는 가게들에는 예쁜 것들이 다복하다. 

햇빛 쏟아지는 세비야의 거리에 마차를 타다'  말하고 보니 무척 낭만적이다. 

좀 특이한 건물을 놓치지 않고 보았더니 현재 이슬람교도들이 이용하는 이슬람 사원이란다. 이슬람교도들을 호전적이고 잔인하다는 낙인이 있는데 사원은 보기에 아름답다. 아름다운 그들의 문화 유적을 보니 보금자리를 내 주었던 분한 마음도 이해는 간다. 

골목으로 차도로 뚜벅뿌벅 돌아 보는 마차 드라이브는 여행 중의 스트레스를 세비아 하늘에 날리기에 충분했다. 

투명한 날씨에 노천 카페는 역시 맞춤하다.  마차를 타고 거리 관광을 나선 우리에게 투명한 날씨는 스페인표 태양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 주는 것 같다. 

마리아 루이사 공원
새털을 간지럽힐 듯 살랑거리는 가을 바람을 받으며 공원을 한 바퀴 돌아 본다.세비아의 6월 날씨는 40°c에 육박한다고 하지만 지금은 기온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여왕의 가족같은 조각상이 소박하게 자리잡고 있는 게 보인다. 여왕은 딸만 셋이라고 했던가?

< spain 광장>

바르셀로나에도, 마드리드에도, 또 이태리 로마에도 스페인 광장이 있다는 걸 여기 와서 알게 된다. 그런데 세비아의 스페인 광장은 정말 아름답다. 콤파스로 정확히 원을 그리다 멋진 지점에서 툭 그쳐 버린 원의 가장자리를 멋진 건물로 두르게 하고 있다. 그 귀족적인 자태가 바로 감동이다.  

1929년에 건축된 이건물은 ' 이베로 아메리카 박람회' 때 본부로 쓸 용도였다고 한다. 현재 정부 부서가 쓰고 있다는데 우리는 1919년에 한일합방을 하였다는 생각이 퍼뜩 드니 너무 서글퍼졌다  

2 층에 올라가 보니 둥글게 휜 복도는 회랑의 끝을 숨겨 버리고 있었다. 끄트머리가 사라진 길에 오후의 태양이 그림자를 그리고 있는 것을 나는 오래 바라보았고 난간에서 광장을 내다 보기도 했다. 그 아름다움 가운데 있다는 현실이 벅찬 나머지 나는 기꺼이 내가 내 사진의 피사체가 되어 봤다

우아하게 붉은 석조 건물도 반원을 그리고, 도자기 구름다리도 포물선을 그린다. 배우 김 태희가 이광장에서 CF를 찍었다는데 못 보아서 아쉽다. 광장 앞은 무슨 행사 준비 중이라고 일부 막혀 있었다.


스페인은 기독교국이면서 이슬람이 두고 간 좋은 건 다 취한 것같다. 나는 푸른색 노란색 문양이 조화로운 이 아치 교각에 열광했다.이렇게 채색 타일을 건물에 사용하는 것도 이슬람 건축 양식이라고 한다.

건물 아래 쪽은 타일 벽화로 멋을 내어 화려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스페인의 각 주의 역사나 특징들을 설명해 주고 있다. 붉은 건물과 푸른 구름다리와 띠를 이룬 벽화로 광장이 예술 공간 같다.

벤치까지 만들어 공을 들인 주도 있고, 모두들 공 들인 작품들이다. 66개의 주가 있다고 하니 66편의 작품이 전시된 모양이다. 꼼꼼히 살펴보진 못하고 '구름데 달 가듯이' 지나쳐도 멋지기만 하다.

황금의 탑. 황금을 녹여 윗부분을 장식해서 지어진 이름이라는 데 황금은 보이지 않고 공원처럼 한적한 배경이 눈에 들어 온다. 

강을 끼고 곧게 뻗은 산책로를 따라 걷거나 강변에 앉아 저물어 가는 도시를 보고 싶었다. 12각형으로 생긴 이 유적은 현재 해군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바로 이웃에 투우장과 훌라맹고 극장이 있었던 것같다. 

이것이 세르비아의 과달키비르강이라는 것인가? '마젤란'의 빅토리아 호가 세비야에서 출항했다는데 이강이 바로 그 줄기인가 궁금하다.

저녁 시간에 플라맹고 극장을 가노라고 우리는 시내에 앉아 야경을 보는 보너스 시간을 가졌다.
하나씩 조명을 입히니 거리는 또 딴 인물이다  

플라멩고는 안달루시아 지방의 집시예술로 무어인들의 춤이었다고 한다. 그라나다와 세비야의 플라맹고가 유명하다고 한다. 가끔 텔레비젼에서 본 좁은 장소의 답답한 공연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하는 공연이라 좋았다. 낮부터 생각 나던 콜라 한잔을 마시니 피로가 조금 가시면서 공연 관람의 에너지가 생겼다.

훌라맹고의 대가. 62세의 할머니라는데 몸을 날려 가며 자기 춤에 몰입하는 자체가 정열이다. '카르멘'이 살아 온다면 아마 이분에게 춤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스페인 사람들이 우리 나라의 느리고 정적인 춤을  본다면 굉장히 답답해 할 것같다.

 비제는 프랑스 태생이고 롯시니는 이태리 태생인데 오페라 무대를 세비아로 설정 했던 걸 보면 그들이 이 정열적인 도시, 세비아를 동경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스페인에서 투우사의 춤은 빠질 수가 없을 것같다. 남자 무용수의 빠른 발 스텝은 정말 인상적이다. 1초에 3번을 뛴다고 한다. 그들은 억대 연봉자들이라는데 땀과 노고에 대한 당연한 대우가 아닐까 여겼다. 카르멘의 도시, 부귀와 영화의 지난 추억을 간직한 도시, 지금도 태양과 낭만이 넘실대는 도시로 나는 세비야를 기억하려 한다.

 

그라나다 (Granada)<<

<2008년 10월 19일부터 10월 30일까지의 여행에 대해 간추려 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