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2015년

지속 가능한 행복 <달라이라마의 행복론에서>

수행화 2015. 12. 25. 12:48

 

 

'인생의 목표는 행복 추구이고, 삶의 모든 동작은 행복을 향해 가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형태의 행복이던지, 우리는 행복을 바라 보며 늘 목마르고 일희일비하며 산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 지수가 높은 나라가 세계 최빈국의 한 나라인 부탄이며, 일인 독재의 살벌하고 곤궁한 삶에 처한 북한 인민들이 행복에 겨워 눈물 흘리는 것을 보면서 행복의 정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행복에는 절대값이 없다는 결론이고, 이 시대 최고의 지성, 달라이라마의 행복론이 궁굼해지는 이유이다.

 

'달라이라마의 행복론'은 하워드 커들러 씨가 달라이라마와의 대화통하여 찾아 본 행복에 이르는 길이다. 하워드 커들러 씨는 아리조나 의과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였고 의학 연구 일로 인도를 방문했을 때 달라이라마를 만났으며 이후 그와의 만남을 통하여 나누었던 대화를 엮어 '개인의 행복찾기 지침서'라는 주제로 달라이라마의 행복론을 전한 것이다.

 

"누구나 마음의 수행을 통해 행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행복을 원한다면 행복을 가져 오는 원인을 찾아야만 합니다. 그리고 고통을 원하지 않는다면 고통을 일으키는 원인과 조건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행복을 찾는 첫번째 단계는배움입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얼마나 해로운지 부정적인 것이 얼마나 해로운지 배워야 합니다."

 

"사람은 만족을 얻기 위해 탐욕을 갖지만, 뜻밖에도 바라는 것을 얻은 후에도 여전히 만족하지 못합니다. 그것이 탐욕의 흥미로운 점입니다탐욕의 반대는 만족이 아니라 무욕입니다."

 

라이라마의 행복관에서 첫 전제는 '인간은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노벨 평화상수상자이며, 명상과 수행의 종교, 티벳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이신 달라이라마의 말씀으로는 일단 조금 싱겁고 공허하게 들린다.

 

하지만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것과 고통을 주는 일을 먼저 구별해 볼 일이며, 그 다음, 고통을 주는 것들은 버려 나가고,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들을 키워 나가면 행복은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고, 나아가 그 행복을 유지하는 것은 개개인의 노력에 달렸다는 말씀에 이르면 생각이 달라진다. 참 단순하고 명료한 논리처럼 들리지만 실은 행복은 긍정이 출발점이고, 자기의 내면을 깊이 관찰하는 수행을 통하여 얻어질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적응하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 났으므로 생각을 통해 새로운 방법을 연습하면 신경세포는 재구성 되고, 뇌는 부정적인 상태를 긍정적인 상태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이론적인 받침이 된다.

 

그리고 행복해지기 위해 배움을 강조하는 것이 이채롭다.

자기 성찰과 변화는 신비로운 영적인 수행보다 구체적인 배움에서 먼저 찾아야 한다는 것이 뜻밖이고 신선한 가르침이다. 교육을 통하여 좋은 직업을 가지고 훌륭한 인생을 살아 가며 한 인간을 행복으로 인도하는 길과, 반대로 미움과 분노로 들끓으며 부정적이고 적대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삶을 피폐하고 불행하게 영위하는 사람들을 살펴 보는 데서 행복할 수 있는 길을 배워야 한다는 말이다.

 

행복한 사람은 비교적 유연하며 열린 마음을 가지기 쉬운 반면, 불행해 하는 람은 대개 자기 중심적이고 사회에서 외톨이가 되기 쉬우니 저절로 비판적이고 적대적인 성격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신적 행복을 방해하는 분노하고 시기하는 부정적인 감정을 미리 떨쳐 버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긍정하는 법을 배워 나간다면 행복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내면의 만족을 얻을 수 있을까요?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번 째 방법은 우리가 바라는 모든 것을 손에 넣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바램과 욕망을 억제하지 못하면 조만간 우리는 간절히 원하지만 얻을 수 없는 무엇인가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제 좀 더 믿음이 가는 두 번째 방법은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것을 원하고 또 그것에 감사하는 일입니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음에 대해 말할 때 우리는 그것을 무감각하고 냉정한 마음과 혼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마음이 완전히 텅 비어버리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평화롭고 고요한 마음은 사람과 자비심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실은 우리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라는 점이다.

행복을 위한 목표를 배우고 정한 다음은, 그 목표하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강한 의지와 소망을 갖는 일부터 시작해야 하며 간절하고 절실하게 임해야 할 것이니, 그 절실함은 엄청난 에너지를 가져와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도울 것이라는 걸 믿기 때문이다.

 

 뜻대로 되지 않는 모든 것을 카르마의 탓으로 돌리고 현실을 회피하는 우(愚)를 범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다. 카르마란 행동으로 말하자면, 우리가 과거에 한 행동의 축적, 즉 업(業)을 이르는 것으로서, 과거의 카르마가  현재의 우리 모습이라면, 지금의 카르마가 미래의 우리를 만든다는 점은 정한 이치인 것이므로 우리의 미래는 지금 우리 손에 달려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행복이란 오직 자기 책임 하에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인간은 고통이나 고뇌로 영혼이 성장한다는 걸 알고 고통을 피하지 말라는 점이다. 육체가 겪는 고통이 어떤 목적과 의미를 갖고 있는가를 조사 연구한 한 학자가 있다고 한다. (폴 브랜다씨가 쓴 '아무도 원하지 않는 선물'에서)

 

나병 환자가 끔찍한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은 살을 썪게 만드는 병원균 때문이 아니라, 팔다리에서 통증의 감각을 잃게 만드는 질병 때문이라는 점에 주목하였다고 한다. 통증이 주는 보호장치가 없어져 자신의 세포가 손상을 입고 있다는 경고를 받을 수가 없어 세포는 무방비 상태에서 위험에 처한다는 것이다.

 

통증이란 없애야 할 적으로만 보는 서양식 사고를 넘어, 이것은 놀랍고 훌륭하고 정교한 생물학적 시스템이라는 의미로 받아 들여야 하며,

인간의 정신적인 고통도 이런 시스템으로 이해 한다면 우리는 고통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훨씬 줄일 수 있을 것이며, 고통에 대비하는 마음의 준비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고통을 받아 들이고 인내 하며 마음의 두려움을 줄인다면, 그 다음 단계는 자신의 의지로 고통을 버리고 행복을 유지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일 일이다.

 

부자가 되기 위한 책을 읽어서 부자가 될 수는 없다. 행복서를 많이 읽어서 행복에 이를 수는 없다.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공부하고 찾고, 강한 의지를 갖고 성취를 위해 간절히 노력해 보라는 권유의 말로 듣고, 간절함이 갖는 에너지가 행복으로 이끌 것이라는 멧세지를 믿고 마음에 한번 새겨 본다면 책을 펼친 보람이 있다고 보고 싶다.

 

도리켜 보면 우리의 삶에서 행복과 불행은 실을 직조해 나가듯 서로 교차하면서, 명암을 달리 하면서 엮이어 나갔던 것 같다.

비록 행복의 느낌은 섬광처럼 짧게만 느껴지고, 불만과 기다림의 시간은 길게 이어지는 것 같았다 하더라도.  

달라이라마의 진정한 행복의 개념은 한 순간의 것이 아니라 경험의 총계라고 말한다.

찰나의 행복이 아닌, 좀 더 영원하고 지속적인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노와 마주하고 명상하라.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 그리고 자비심을 가져라!"

 

분노는 마음의 평화를 깨며 마음을 혼란으로 몰아가서 결국 문제를 악화시키고, 미움은 우리의 심상을 파괴하는 일밖에 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분노와 미움의 파괴적인 영향으로부터 우리를 보호 받고 피난처를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인내심과 관대한 마음을 갖는 것이며, 그 이전에 마음에 미움이라는 적이 나타나지 않게 기회를 주지 않아야 할 것이니, 그것은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으로 남을 대할 때에, 자비심을 가질 때에 갖추어지는 능력이라는 뜻이 된다.

  

중국의 침략을 받아 나라를 송두리째 잃어버린 사람. 거의 40여 년을 방랑객으로 살았고, 티벳 민족의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꿈과 희망을 그에게 걸고 있는 현실에 처한 지도자는 '깊은 고뇌가 내 영혼을 인간답게 만들었다'고 말하면서 한편 자비심을 부르짖는다. 자기의 적을 응징하고 폭력으로 저항하지 않으며 자비심으로 민족을 이끄는 그에게 세계의 모든 이들은 주목해야 할 것이다.

 

쉽게 읽히는 행복서가 아닌 것으로 나는 뒤적이기를 몇차례 하고 책을 덮었다. 행복의 키워드를 찾는 일이 제목처럼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행복을 지식처럼 수집하거나 머리로 익히려 드는 어리석은 사람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물질적인 면에서 본다면 우리는 지금 세기 전의 사람보다 행복해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지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부단히 인간과 사회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일상, 누군가와 늘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현실에서 나 홀로 행복이란 쉽지가 않다.

 

 타인과의 사회적인 관계에서 행복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마음에 유연성을 키워야 한다. 사물을 보는 시각을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을 키워야만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 들일 수 있을 것이며, 더하여 평화롭고 고요한 마음을 유지하며 평상심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 마음의 뿌리는 궁극적으로 자비심에 있다고 말한다. 자비심과 연민으로 사물을 바라 보는 부처의 마음을 배워야 하는 일인 것이다. 타인도 나와 똑같이 행복을 원하는 사람이라는 걸 인식하는 것이 좋은 인간관계의 시작이라고 본다.

 

행복은 선물처럼 누군가 가져다 주는 것이 결코 아니며 오직 자기 자신의 카르마에 의한 것이라는 관념을 가지면 '인과의 법칙'을 이해하게 될 것이며, 우리는 좀 더 자신을 다듬어 나가려 들 것이며 타인에게 좀 더

관대한 시선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갑질이 난무하는 사회에, 갑의 위치에 있다는 천박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자신의 카르마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자신의 문제에 대해 타인을 비난하는 일이야말로 스스로를 확실하게 비참하게 하는 방법이라는 점을 차츰 깨닫지 않을까 싶다.

 

작은 행복의 순간을 긴 여려움을 견디는 동력으로 삼았던 마음이 가난했던 시절을 잊지 않는다면,

행복한 삶이란 고통과 슬픔이 없는 삶이 아니라는 걸 미루어 안다면,

고통을 곱씹으며 고통이 내면에서 끝없이 살아 있게 내버려 두지 않도록 노력한다면,

정직하게 자기를 바라 보는 지혜로운 눈을 가진다면,

행복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 나름의 결론을 만들어 본다.

 

"당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이미 갖고 있다. 당신 외에는 아무도 당신의 행복을 책임지지 않는다

성장해 가는 노인이 죽어가는 젊은이보다 낫다, 구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시간은 모든 것을 치유한다. 시간에게 시간을 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