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기/발칸5.

'스플릿'과 '자다르'

수행화 2016. 5. 22. 00:27

 

< 발칸 여행 5> 

 

 

 

1. 스플리트  (Split)  in  크로아티아

 

 

 

스플리트는 크로아티아 서남부 스플리트 달마티아 주에 있는 항구로서, 크로아티아 제2의  큰 도시이다..

기원전 그리스 인의 거주지로서 도시가 건설되기 시작하여,

이후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가 황제 자리에서 물러난 후

이 곳에 거대한 궁전을 지어 본격적으로 도시로 발전하였으며,

 7세기 경에 슬라브족이 이 곳으로 들어와 정착하게 된 역사 깊은 도시라고 한다.

 

 

  

 

 

스플리트의 첫 인상은 생동감이다.

군데 군데 공사 중인 길을 오가는 관광객들이 많아 더 진취적으로 보이는가 싶다.

죽 뻗은 종려 나무 가로수, 바다를 보고 앉은 벤치,

 그리고 길게 늘어선 레스토랑의 흰 지붕이 이채롭다.

 

 

 

 

두브로브니크나 자다르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를 오가는 페리도 역시 스플리트에서 출발, 도착을 한다고 하니

교통의 요지라는 것이다. 게다가 아름답기까지 하니 많은 여행자들을 불러 들이나보다

 

 

 

 

흰 차양이 건물을 가로 막아 선 것이 밉지가 않고 이 도시의 컨셉처럼 멋지기만 하다.

여행자들에게 바다를 좀 더 즐길 여유를 권하는 것같다.

 

 

 

 

도시 모형을 보고 대략의 구도를 들어 본다지만 파악이 잘 안된 채로,

 

 

 

 

판자로 얼기 설기 막아 둔 좁은 출입문을 들어 서니 양쪽으로 기념품 점들이 빼곡하게 먼저 반긴다. 

바다 쪽의 출입구 쪽은 이런 저런 공사가 진행 중이라 조금 어수선했다.

 

 

 

 

 그리고 갑자기 키가 우뚝한 건축물이 나타난다.

이 곳 디오클레지아누스 황제의 궁전이 위용을 미리 과시하는 것같다.

 

이 종탑은 1,100년에 건축되었으며, 이후 1908년에 재건된 것이라고 한다.

60m 높이라고 하더니 가까이에서는 목이 꺾이게 올려다 봐야한다.

 

 

 

 

디오클레지아누스 궁전 건물의 일부인 모양인데,

화려했던 시절이 가버린 모습을 보는 일은 참 쓸쓸하다.

하지만 세월에 씻겨 피폐한 흔적은 있으나, 골격은 알아 볼 수 있는 정도이니 보존이 잘 된 것같다.

3세기 말과 4세기 초까지 건설된 궁전이라는데

그 시절 이런 궁전을 짓고 살았다는 것에 내심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바다와 면한 쪽은 성벽처럼 막혀 있는데 유독 창 하나가 뚫려 있는 게 귀엽다. 정박한 배들을 관찰하거나 사람을 식별하려는 목적이 있었나  실 없는 궁금증으로 바다 쪽을 내다 봤다.

 

 

 

 

영화 셋트장에 성큼 들어 서면 이런 기분일 것이다.

건물의 중앙이고 사면으로 통하게 되어 있는 공간이라 결집의 장소같다.

 이 궁전과 역사적인 건축믈은 1979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록 되었다고 한다.

 

 

 

 

 

중세 도시에 나타난 검투사. 분위기 메이킹에 한 몫을 한다.

물론 사진을 함께 찍어 주며 돈을 받기도 한다.

함께 사진을 찍지는 않았으나 나도 동전 하나를 보탰다.

 

 

 

 

성 도미니우스 성당의 종탑이라는데 근년에 보수한 것인지 외양이 아주 말끔하다.

알고 보니 도시가 생긴 아주 후에 종탑이 따로 조성되었다고 한다. 어쨌거나 깔끔하다.

 

 

 

 

관광객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모양이 인종 박람회장같다. 말 그대로 광장의 기능을 지금도 하고 있다.

그리스, 로마가 인류의 문명에 끼친 영향은 진실로 지대하다는 걸 확실하게 보고 다닌다.

심미안의 토대가 다 그리스, 로마에서 나온 것이 아니겠는가!

 

 

 

 

미로같은 골목은 서로 분간할 수가 없어 무심코 다니다가는 자칫 길을 잃을 것만 같다.

물론 사면에 큰 길이 있으니 곧 알아 차리겠지만.

 

 

궁전의 동서와 남북으로는 넓은 도로가 있고, 궁전은 네 구역으로 나눠져 있다고 한다.

구획을 그어 알아 볼 생각은 없고, 반달처럼 새침하고 예쁘게 뚫린 문이랑 건물 모양만 좋아라 올려다 본다.

 

문을 나서면 노점이 제법 크게 서 있다. 없는 게 없으리만치 별별 걸 다 판다. 그러나 꽃이 제일 많아 보인다.

 

 

 

 

 

골목에는 중창단인 것같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아마 관광객을 위해 음악을 선사할 모양이다..

늘 새로운 사람들은 만나고 바라 보는 저 사람들도 일상이 지루할까 싶다.

 

 

 

 

일단 교통의 요지이고 관광객이 많다보니 상가도 카페도 즐비하다.

도시라서인지 다른 곳보다 물가가 조금 비싸 보이나 물건의 퀄리티가 좀 나아 보였다는 생각이 든다.

 구시가지 건물들은 대체로 아래층를 카페나 상가로 개조하여 사용하는 곳이 많아 보인다.

 

 

로마풍의 수도 시설이 여기에도 있어 지금도 물이 잘 나오고 있으며, 식수로도 음용할 수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모방이 너무 노골적이 아닌가 생각하였는데 그게 아닐 것이다. 문화에 있어서는 그리스, 로마의 형제나 자식처럼 한 뿌리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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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의 회랑 모습과 문의 모습을 센스 있게 그림으로 보여 주고 있다. 보수 공사가 한창인데 완전하게 복원되면 더욱 아름다울 것 아닌가

 

 

 

 

 

관광객이 붐벼도, 미관을 해쳐도 개의치 않고 빨래를 말리며 살아 간다.

세월이 곰삭은 건물과 지금 내다 말리는 빨래 사이에 시간적인 갭이 보이지 않는다.

 

 

 

 

접착제도 변변치 않았을 그 시절에 콤파스로 돌리듯 잘 마무리된 문에 새삼 감탄을 한다.

이러한 출입문이 사방에 있으니, 북문은 금문, 동문은 은문, 서문은 철문, 남문은 브론즈 게이트라는 이름이 있다고 한다.

 

 

 

 

 

석벽은 이끼도 키우고 장미꽃도 키운다.

 

 

 

 

북문을 나서면 비로소 공원같은 녹지가 나온다.

궁전 안은 대리석 건물이라 녹지가 없더니 밖으로 나오니 푸른 기운에 숨통이 트인다.

목조에다 뜰이 좋은 우리 나라 궁전이 훨씬 자연 친화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4.5 m에 달한다는그레고리우스 닌의 동상.

그레고리우스 닌은 크로아티아에서 존경 받는 주교라고 한다.

10세기 당시의 주교로서, 크로아티아인들이 라틴어가 아닌 크로아티아어로 예배를 보게 하자는 

 게몽적인 운동을 한 것으로 지금껏 존경을 받는 모양이다.

 

 

 

 

'이반 메스트로비치'는 크로아티아가 낳은 걸출한 조각가라 여러번 언급이 된다.

그가 1929년 청동으로 제작한 동상이라는 안내가 새겨져 있다.

 

 

 

 

그레고리우스 주교의 동상 왼쪽 엄지 발가락을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에 중생의 귀는 다들 커진다. 너도 나도 만져서 하얗게 윤이 난다. 

 

 

 중생의 이기심으로 오른발은 한가하기 짝이 없다.

 

 

 

 

북문은 고대 로마를 향하도록 건설되었다고 하는데,

조각과 아치로 장식한 화려한 문이라고 하여 황금의 문이라고 한다는데 황금빛은 지금 잘 모르겠다.

 

북문 앞에 기타를 안고 혼자 연주하는 사람이 있다. 행인의 관심을 받지 못하니 안쓰럽기만 하다. 

 

 

 

 

 

우리가 잊지 못할 일은 돌에 새긴다고 한다.

그만큼 돌의수명은 영원한 것일테다.

유적들이 이렇게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도 다들 돌로 지어진 때문이라 생각한다.

 

 

 

 

스플릿.

 도시다운 활기가 있으나 결코 가볍지 않은 그런 도시라 마음에 새기며 떠난다.

 

 

 

 

 

 

 


 

 

 

 

 

 

 

 

2. 자다르 (Zadar)  1n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 서쪽 달마시아 지방에 있는 도시이며,

스플리트와 115Km 떨어진 곳, 바다 오르간이 있는 도시로 많이 알려진 도시이다. 

 

 

 

 

 

세계 최초의 바다 오르간

영화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이 이 곳 자다르를 극찬하며 무척 사랑했다고 한다.

아름다운 오르간 소리가 이 해변의 명물이라는 걸 이 건반 모양이 보여 준다.

누르면 소리가 날 것만 같은데 그냥 대리석이다. 하지만 해변을 일시에 세련되게 해 준다.
 

 

 

 

이 대리석 구멍이 있는 보도 아래, 바다를 향해 길이 75m, 총 27개의 파이프가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세계 최초의 바다 오르간이라고 하며,

크로아티아의 설치 예술가 니콜라 바시츠(NIkola Basic)에 의해 2005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파도 소리에서 음악을 찾아 내는 영감, 바닷물이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발견.

그 독특한 음향보다 설치한 사람의 발상이 더 놀라운 일이다. 

 

이 피아노 오르간은 파도가 있는 한 음을 만들어 낼 것이며, 기분에 따라 늘 다른 음악을 연주할 것이다.

우리가 들을 때는 우웅, 우웅 부앙~~거리는 소리가 높낮이를 달리 하며 들렸고,

 이후 나는 환청처럼 이 소리가 종일 귓전에 맴도는 이상한 일이 있었다. 

 

 

 

 

해변 가의 세련되고 조용한 모습.

 

 

 

 

유적들이 나목처럼 서 있는 곳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다.

우리더러 알은체를 하면서 '사요나라'를 외친다.

일본 관광객들이 가르친 모양이라 바로 분발하며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from South Korea' 며 "안녕하세요" 며.......

 

 

 

 

바다 오르간을 보고 바로 옆 골목을 들어 서면 유적지가 있다.

 

 

 

'성 도니트 교회'라고 하는 무겁게 보이는 건축물을 보게 된다. 이 건물의 특이점은 재활용에 있다고 한다

 

로마 시대 경기장에서 버려진 석재를 가져다가 9세기 경에 지었다고 하는데, 바닥이 울퉁불퉁한 것이 바로 그 석재를 이용했기 때문이란다.  

 

 

 

 

 

수치심 기둥

로마 시대에는 가장 큰 광장이었다는 말이 실감 나게 넓은 광장에 건축물이 박물관을 이루고 있다.

수치심 기둥이라는 석주가 관심을 끈다.

중세 시대에 죄수들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하기 위해 이 곳 광장의 이 석주에 매달았다는 데서 나온 이름이란다. 잔인하고 수치스러운 일이다.

 

 

 

 

둥근 지붕이 돋보이는 이 건물은 '성 매리 교회'라고 하는 데 사람 이름을 붙인 교회가 많다는 생각을 해본다.

1066년에 세운 교회라니 보기보다 나이가 많다. 세계대전에 파손된 것을 복원하여 더 단정한지는 모르겠다.

 

 

 

 

 

집터 모양으로 쌓여 있는 돌무더기도 보이고, 군데 군데 전시품처럼 놓아 둔 돌들도 보인다.

그리고 건물 벽에 뜬금 없는 재활용품이 보여 유머러스하기도 하다.

자다르의 유적에는 늘 재활용의 이미지가 연상될 것같다.

 

 

석관이라고 하는데, 길이가 조그 짧다는 생각이 든다. 야외 박물관이라고 해야할 것같다.

 

2차 대전 당시 훼손된 것들을 모아 두었으니 박물관이라 해도 틀리지는 않아 보인다.

 

 

 

 

유적지 사이에 깜직하게 끼어 있는 카페.

 

 

성 아나스타샤 대성당.

 

성당은 여느 성당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데, 규모는 상당히 크게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역시 섬세하고 아름답다.

 

우리 나라 절의 대웅전 모습이 엇비슷하여 얼른 구별을 못하듯이, 우리는 그들의 성당에 대해 차이점을 잘 모르는 것도 일리는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너무 아름답거나 크거나, 너무 허술한 것은 알아보겠지만.

 

 

 

 

우리 첨성대 분위기가 설핏 나는 타워같은 건축물은 얼른 봐도 전망대같다. 

비 내릴까 조바심 하는 사이 구시가지 광장을 한바퀴 돌았고,

한바탕 소나기 지나 가듯 그렇게 광장을 돌았다.

 

 

광장과 연결된 곳에 의외로 개끗한 쇼핑 거리가 있다. 작은 도시라지만 나름 고급 취향의 도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어딜 가나 바다는 깨끗하다는 게 이상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이상하다.

자다르는 예술 지향의 도시, 젊음의 도시로 발전할 것같은 예감이 든다.

 바다 오르간을 설치한 아름다운 해변을 가졌기 때문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