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2017년

'프랑스 여자는 늙지 않는다"

수행화 2017. 12. 28. 14:37

"프랑스 여자는 늙지 않는다." 

프랑스 여인의 자존심이 묻어 있는 제목에 끌려 집어 든 책이다. 저자 '미래유 길리아노'  LVMH (루이비통 모에헤네시) 그룹 계열사의 샴페인 브랜드  Veuve Clicquot (뵈브 클리코)의 최고경영자를 지낸 명사로서 파리 소르본 대학교에서 불문학과 영문학을 전공했고, 영문학과 독문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유엔에서 통역사로 활동 하기도 했다 하니 프랑스의 대표적 여성 지성인 것같다.


지금은 뉴욕과 파리, 프로방스를 오가며 당당하고 우아하게 나이 들어 갈 그녀가 젊음을 잃지 않을 라이프 스타일을 알려 준다면 귀 기울여야 할 것같다. 해답은 의외로 간결하고 담백하다. 삶에 만족하면 행복해 질 것이며행복을 누리기 위해 외모와 건강을 가꾸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소박한 견해이다. 평범 속의 비범을 말해 주는 것같다.  


첫째 장에서 '노화를 방지하는 마법의 약은 마음가짐이다' 고 말한다. 마음 가짐이란 정신적 신체적인 노화의 공격에 맞설 자기만의 준비 태세를 말한다코코 샤넬 (1883 -1971 )의 말을 인용하며 의미를 더해 준다.

 "마흔이 넘으면 그 누구도 젊지 않다. 하지만 나이와 상관 없이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일 수 있다


꾸준히 준비하는 마음가짐으로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라' 고 한다. 자기에게 맞는 헤어 스타일, 메이크업, 네일 스타일링 등자기만의 스타일을 연구하고 멋진 스타일 유지를 위해 항상 노력하라나이를 되돌려 준다는 화장품에 현혹되지 말라는 충언 등 소소한 자기관리의 팁을 실어 뒀다. 얼굴에 칼을 대지 않고 아르간 오일을 꾸준히 쓰면서 주름살을 예방해 본다든지, 굴, 시금치, 견과류나 바나나를 즐겨 먹으며 식품에서 해결점을 찾아 가는 방법 등이 큰 맥락이다. 그리고 몸을 많이 움직이며 날마다 조금씩 운동을 하고, 요가를 권장하며 호흡법을 중시하기도 한다

꾸미지 않은듯 꾸민 자기만의 멋을 추구한다니 얼핏 쉽고 단순해 보이지만 그저 되지는 않을 것같다. 꾸준한 노력 없이 이룰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는 법이다


'프랑스 여자는 굶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도 '조금씩 꾸준히의 법칙'이다. 스프나 쥬스를 만들어 한끼 식사를 대용할지라도 절대  굶지는 않으며, 무리한 다이어트에 반대하는 편이다. 수퍼 푸드 열가지, (굴, 블루베리, 요구르트, 렌틸콩, 시금치, 퀴노아, 토마토, 오트밀, 꿀, 사과,) 등을 약간의 올리브 오일과 함께 조리하는 간편하고 상큼한 레시피 소개를 보며 참 부지런한 여성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미국인 남편을 두었고 뉴욕에서 생활하기도 하는 저자의 시선에 미국의 밤이 없는 생활이 좋아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대개의 프랑스 사람들은 가족과 저녁 식사 후 잠시 TV를 보거나 담소를 나눈 , 일찍 잠자리에 들고. 식사 시간에는 오로지 먹는 것에 집중하고, 잠자리에는 다른 일거리를 가져 가지 않는 등, 일과 휴식을 잘 구분지어 사는 것같다. 그녀 역시 속도 위주의 멀티태스킹 생활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의 지론이 우리에게 꼭 들어 맞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밤을 대낮처럼 밝히며 일하고, 식사 시간도 아껴가며 분주하게 나대지 않아도 세계적 기업의 CEO로 살 수 있다는 것은 퍽 고무적이라 해야겠다.


어떤 치료나 약물의 효과를 굳게 믿을수록 건강이나 행동이 개선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플라시보 효과' 라는 이론을 예로 설명한다. 인간의 면역 체계는 놔와 연관되어 있으며 신경전달 물질과 호르몬이 복잡하게 교류한다는 논리로서 이 이론은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유익한 정보와 지식은 그 효과를 믿고 꾸준히 실천해 나가야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보충 설명으로 들린다. 건강에 좋다는 식품 정보나 레시피, 건강 보조 식품, 갖은 종류의 운동이나 체조 등등, 추천하고 싶은 정보를 깔끔하게 잘 정리한 노트를 보는 느낌이라 부담 없는 책이다.


그녀는 스타일 완성을 위해 빈드시 필요한 노력으로 헤어스타일과 구두에 역점을 두라고 충고한다. 머리에서 발끝까지의 스타일에 완벽하게 조화로운 스타일을 완성하라는 의미로 들린다.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 공부 잘하는 비결을 묻는 인터뷰가 생각난다. 대체로 잠을 충분히 자고, 교과서 중심으로 기본에 충실한 공부를 했노라고 말하던 장면이 이 글의 느낌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상식선 상에 있는 비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능한 직장인으로서, 손수 요리해서 건강식을 챙겨 먹는 지혜로운 주부로서 유쾌하고 즐겁게 살며,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나이 들려 노력하는 프랑스 여인을 상상해 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베스트 드레서에는 왕도가 없다'. 내가 20대에 어느 디자이너의 글에서 읽었으며 퍽 신선하게 다가오는 말이었다. 오래 공감했던 그 말이 지금 기억 속에서 살아 나온다. '학문에 왕도가 없다'는 말은 들었어도 '베스트 드레서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을 처음 들어 조금 어색했으나 새겨서 나쁘지 않은 표현이었다. 아름다움도 시간과 공력을 바쳐야 얻을 수 있는 빛나는 결과물이라는 것이 진리처럼 보인다. 


사실 나는 인터넷에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노인을 위한 건강 정보나 노년의 행복 운운하는 온갖 종류의 좋은 글들에 다소 염증을 느껴 잘 챙겨 읽지 않는 편이다. 옥석을 가리기도 귀찮고 나이를 잊고 늙지 않겠다며 전전긍긍하는 품은 좀 민망하고 물색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65세에서 75세 사이의 연령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다는 하는 누군가의 말이 생각난다. 갖고 싶고, 되고 싶은 대상에 대한 열망을 놓아 버려, 욕망이 진공 상태를 향해 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다만 오늘 만족하고, 이번 주, 이번 달, 이 해를 무사히 넘기는 것에 감사할 뿐이니 무력하고 쓸쓸한 일인 것을.....

그러나 멋진 드레스를 발견하면 곧 마음이 설레고, 나이가 들아가도 아름다움을 향한 관심과 열정을 결코 놓치지 않고 유쾌한 인생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점은 프랑스 여인에게 배울 점이다. 


성형이나 보톡스건강 식품, 특히 건강을 향상 시키는 온갖 종류의 운동들, 그 무엇 하나 선택하여 집중하고 꾸준히 지속하는 습관을 붙이지 못하는 나 자신을 돌아 본다. 선택하고 실행하기 이전에 우선 관심부터 챙겨야 하지 않을까? 습관이 쉬이 변하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 관심은 열어 둬야할 것같다.

'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 실전 요리편(The French Women Dont Get Fat Cookbook)' 등 다른 저서도 출간했다고 하는데 조금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