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2004년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

수행화 2008. 8. 24. 17:55
규영이가 곧 한글을 익힐 것같다.
오늘 작은 그림책을 보면서 내게 설명을 했다.

'고양이'에서 '양'의 받침을 가리키며 이것을 치우면 야구의 "야'가 된단다.
또 '다람쥐'의 '람'의 받침을 가리키며 이것도 치우면 라디오의 '라'가 된단다.
그리고 '수'에서 아래쪽을 이렇게 돌리면 '소'가 된단다.

쉬운 글자는 몇개 아는데, 오늘은 아빠가 글자가 되는 원리를 일러 줬더니
당장 할머니한테 해 보여 주는 거란다.
글자 가르치는 것도 논리적으로 하는 규영 아빠...

요즈음은 웃기느라고
"고 고 고짜로 시작하는 것 먹을래 -고기-"
"꺼짜로 시작하는것, 먹을래 -껌-"...하는식의 말을 한다.
오늘은 뜬금 없이 확인하는 '하'라는 말을 쓴다.

정말 고급 언어를 쓸 모양이다.
아이에 보조를 맞추려면 어른이 바쁘게 생겼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 엄마 되는 일이라고 말한다.
부모는 단순히 아이를 키우는 일과 아울러 세상의 첫 스승인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바른 자세로 모든 일에 균형감각을 가져야 하는 것.
거기다 아이를 각각의 개성을 알아 이끌어야 하니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충이 따라야할까 ?

그러나 세상 대부분의 엄마들은
겁 없이 맹렬하게 역할 수행을 잘들 하는 것이다.
자식에 대한 애정이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모양이다.

자식을 키울 때 미처 모르고 지나친 점,
알았으되 여건이 되지 않아 실현 못한 모든 것들을 떠올려 보며
보다 나은 교육을 시키고픈 게 모든 할머니, 할아버지의 소망일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의 교육은 모든 걸 밖에서 찾으려하는 것같다.
아이는 보모를 보며 자라고 닮아 간다는 걸 안다면
해답은 간단하다고 본다.

내가 아이를 키울때 금과옥조 (金科玉條)로 여긴 말 하나.
아이는 한번 자라면 다시 작아지지 않는다는 것.
절규에 가깝게, 너무 절실하게.

2004-10-24

정권희 평범한 글인 것 같은데, 난 왜 눈물이 나지.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