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2012년

'스티브 잡스' 의 전기를 읽고 나서

수행화 2012. 1. 31. 10:57

스티브 잡스.

숱한 일화를 남기고 생을 마감하면서 그는 전설이 되어 버렸다.

지금 시중에는 그의 기이한 캐릭터를 소개하거나 또 그의 천재성을 부각시키는 많은 말과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에게 쏠림 현상은 그가 떠나면서 절정에 달한 것 같고, 전세계가 하나 되어 그의 죽음을 아쉬워 했다.  

 

전기를 읽으며 나는 우선 그들이 살아 가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세상이 좋았고,
특히 책상 앞을 떠나 머리가 시키는 일을 찾아서 실현해 보는 어린 잡스의 모습이 신선하게 느껴졌다는 점이다
 

 

자동차 수리하는 아빠를 보고 놀면서 전자공학의 기초를 알게 되었고, 주말마다 부품을 구하러 다니는 아빠를 보며 제품 생산의 과정을 익혔으며, 아버지의 흥정하는 모습을 보며 비즈니스 감각을 다진게 아닐까 싶다.

다르게 생각하라며 역설하던 그의 사상은 일찍이 성장기에 조성이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는 대목들이 너무 많다.. 
 

엔지니어들이 고안한 물건의 시제품을 만드는 아버지로부터  완벽한 전문가는 안 보이는 부분까지 잘 해야 한다는 말을 늘 들었기에 완벽을 기해야 하는 일이 퍽 매력적으로 보였다고 한다.
이러한 경험은 스티브를 훗날 완벽주의자,
"단순함이란 궁극적으로 정교함이다" 라는 애플의 지향점을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창의력도 결코 자양분 없이 홀로 자라는 나무가 아니라는 점
창조적인 생활이라는 막연한 개념도 실은 작은 실천 속에 있었다는 느낌이다.


양부모님의 교육 수준과 넉넉치 않은 경제 사정에 대해 잡스는 어느정도 불우한 성장기를 보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나는 그를 키운 것은 정작 그 부모님의 깊은 사랑과 후원이라고 생각 되었다. 

 
너는 특별한 아이야!” " 우리에게는 정말 소증한 아이야"
수학을 잘해서 월반을 할 때나 혹은 튀는 행동을 일삼아 학교에 불려갈 때도 언제나 한결같이 부모님은 그를 지지했으니
일생 동안 그를 지배했던 지극한 자존심의 근간은 이미 양부모님의 양육 태도에서 나왔다고 보아진다.

 

학군이 좋은 고등학교를 꼭 가야겠다는 고집을 꺾지 않아 부모님은 많은 경제적 부담을 안고 좋은 학군으로 이사를 하였으며,
미국에서도 학비가 비싸기로 손꼽히는 리드 대학교를 꼭 가겠다고 우겼기에 등록금 마련을 위해 열심히 일한 아버지
너무 훌륭하다는 생각이 든다.
훗날 애플의 주식 상장을 통하여 거부가 된 잡스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부모님에게 거액을 드림으로서 비로소 생애 처음으로 주택 모기지의 부담에서 해방 시켜 드렸다는 것이다.
자기의 양부모님은 자기의 1000% 진짜 부모님이라고 말하는 것이 그저 하는 말이 아닌 것이다.

물론 부모님이 평생 모은 돈을 함부로 축내기도 하고, 지루한 필수과목을 이수하는 게 싫다며 대학을 자퇴하여다고 하나,

그는 대학 측의 배려로 심미적, 역사적, 예술적인 과목을 계속 수강하였으니, 이런 일련의 과정이 필연적으로 애플을 탄생 시키고 성장을 거듭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스티브 잡스, 그의 위대성은 단순한 기기의 제조나 월등한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아니라는 것에 있다.
예술과 기술의 결합, 소프트웨어에다 콘텐츠관리까지
그는 공학의 바탕에는 시와 음악과 같은 인문학적인 소양이 깔려 있는 것이라고 평가들을 한다. 

 "당신이 좋아하는 음악 천곡을 호주머니에" 라며 청바지에서 아이팟을 꺼내 드는 그의 신비적인 모습은 애플 마니아에게는 단순한 광고가 아닌 영적 우상으로 비치기가지 했다.
 
 

문학과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고, 천부적인 미적인 감각, 젊은 날 심취했던 선불교의 명상적인 요소,
궁극적인 절제미를 추구하게 된 그만의 배경인 것이다.
명상을 통하여 얻는 강한 집중력은 그대로 일에 대한 폭발적인 에너지가 되었고, 
짧은 생에 많은 것을 이루어 내는 힘이 되었던 것이다.  

 

한 천재의 번뜩이는 영감은 인류의 생활 패턴을 바꾸어버리고 말았다.
얼마전 그가 구상했다는 교과서 없는 세상. 아이패드 하나에 모든 교과서를 실어서 사용한다는 아이디어가 실현 된 것을 보았다.  
일면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그는 거침 없이 추진하고 곧 실현해 보이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터이라 더욱 그의 죽음을 깊이 애도하는 것이다.

채식주의를 고집하는 등 까다로운 식생활, 자신의 건강을 해쳐 가며 추구했던 완벽주의는 병마를 불러 왔고,
" 죽음은 삶이 만들어 낸 최고의 발명품이다" 라고 초연히 말하는 여유를 보였으나 결국 죽음 앞에 굴복하고 말았으니...
태어남은 죽음을 안고 있으니 나고 죽음이 하나라는 '불이법문'을 다시 한번 새겨둘 일이다.

그는 당부한다.
"당신이 사랑하는 것을 찾아 보세요사랑하는 사람이 먼저 다가오지 않듯 일도 마찬가지 입니다.아직 그런일을 찾지 못했다 하더라도계속 찾으세요절대 안주하지 마십시요
 마음을 다한다면당신은 반드시 찾을  있습니다."

많은 정제된 말들을 남기고 역사적 인물이 되고 말았다.

그의 영혼은 그가 애착했고 꿈꾸며 실현해 낸 많은 즐거운 기기들에 남아 숨쉬고 있을 것이다.

전기를 통하여 그는 많은 분야에서 남이 가지 않은 길의 새로움을 일러 주고 간 것같다.
사물도 그렇고 책 속에서도 그렇고, 자기 상황에 부합되는 적절한 부분만이 피부에 와 닿는 법.
나도 내가 보고 싶은 면, 내가 새기고 싶은 부분만 간추려 보았다.

천재이기에 단명한 것일까?
혁신과 통합을 부르짖은 그가 상상하던 세상이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