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정 연복의 그림 이야기'라 부제가 달린 책, "예술 속의 삶 삶 속의 예술"을 저자로부터 받았다. 종이 날에 손가락이 베일 것 같은 새 책을 받아 들 때면 내 손은 언제나 공손해진다. 새 책이 주는 파릇하고 도도한 긴장감도 있지만 저자의 땀과 공력이 오롯이 전해져 와 존경의 념이 들기 때문이다. "상상의 박물관에서 행복한 산책 하시길", 정 연복 드림, 책이 표지부터 우선 아주 사랑스럽다. 뽀얀 우윳빛 배경이 좋고 시선이 아름다운 여인의 초상이 사뿐히 자리한 모양새가 요즘 말로 엣지있다고 해야겠다. 표지 다음 장은 우아한 황갈색 빈 페이지 두 겹으로 여유롭고 멋스럽다. 또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처음처럼 다시 표지의 그 여인을 만나게 된다. 모습이 잔상으로 남아 미처 가시지도 않았는데 차분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