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혹은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생각 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때로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노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