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석제 작가의 글에는 다소간의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 그러길래 내가 이 봄에 거푸 몇 권을 찾아 읽지 않았나 싶다. 그중 '소풍'은 음식 이야기가 매력적인 산문집이다. 맛깔스럽고 목 넘김이 수월한 음식 삼키듯 술술 읽어 넘겼고 뼈 있는 농담도 쌉싸름한 뒷맛이 무겁지 않고 좋았다. 맛집 기행이기도 하고, 추억 속의 맛을 짚어 보기도 하는데, 실은 두런두런 사람 사는 이야기, 너, 나, 우리의 이야기로 들린다. 무심히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맛깔난 얘기가 담뿍해서 정말 유쾌해진다. 경험이라는 식재료를 작가 고유의 레시피로 요리해서 세상에 내놓은 것 같다. 톡 쏘는 유머와 위트는 비법 양념으로 구미를 당기게도 하고, 도도한 고명이 되기도 한다. 물론 재미는 따 놓은 당상이다. 우리 삶이 소풍이요, 소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