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젊었던 날. 나는 내 몸이 힘들지 않으면 나 자신에게 불성실한 것으로 생각했고, 그리고 내 인생은 금방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져 버릴 것 같은 강박 비슷한 관념에 시달리며 나를 달달 볶았으며 늘 뭔가 불편하고 속 상하고, 그래서 힘든 시간을 살았었다. 그래서 뭔가를 늘 생각하고 또 꼬물거리느라 잠을 줄이려 했고 건강은 썩 나빴다. 그렇다고 해서 현실을 걷어 차 버릴 당돌한 의지도 없으면서 말이다. 그것이 얼마나 감정에 입혀진 사치였으며 도무지 현실감이 없는 한가로운 신선놀음이었나를 아는 데는 많은 세월이 필요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나는 그 시절 클래식 음악을 알아보겠다고 -거의 공부 수준으로- 책을 사서 읽었으며, 지직거리는 라디오를 인내심을 갖고 들었으며, L.P 판을 사서 모으면서 Beethov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