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다시 내게 찾아 와.
유난히 길었던 장맛비가 아직도 미련을 떨구지 못한 걸까? 아니면 우리 나라도 아열대 기후로 돌아 서는 것일까? 한 줄기 맞으면 아플 것같은 세찬 비는 쏴~ 쏴 댓숲에 부는 바람 소리를 내며 쏟아지고 있다.지난 달 (6.24) 딸이랑 외손주들을 보내고, 내게 이렇게 다시 밤이 찾아 와 빗소리에 귀를 열어 두고 앉아 있게 한다. 아이들 장단에 함께 노닐다가 봄은 지는 줄 모르던 새 지고마는 꽃잎처럼 사라져 버렸다.내 눈길 한번 받지 못한 채. 이 비가 그치면 여름은 그 뜨거운 속내를 드러내고 대지에 김을 마구 올리며 한껏 쪄 오를 것이다. 어디 더웁지 않은 여름이 있을까마는, 외신 보도에 미 중서부와 유럽의 혹서에 생명을 잃은 사람까지 속출했다고 하니, 집으로 돌아 간 딸에게는 막중한 일상이 기다리고 있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