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마중도 하기 전에 이 가을이 저만치 가고 있었다. 가을은 천지를 노을빛으로 물들이며 깊어져만 가고, 우리의 아쉬움은 습관처럼 가슴을 파고 든다. 나뭇잎들은 어떻게 아디지도 아름다운 소멸의 방식을 알아 냈을까? 가을색은 무성했던 여름의 추억만큼이나 다채롭고 오묘하다. 지는 잎새가 너무 아까워 집어 들어 코에다 대어 보곤 한다. 가을 내음이 담담히 스며 있다. 나뭇잎이 머금었던 시간은 함부로 나뒹굴며 영원 속으로 사라진다. 우리의 시간들이 함께 구르는 것을 보는 일은 슬프다. 감정 지수가 마이너스를 향해 급강하 한다. 어쩌나? 더 깊은 가을에 풍덩 빠지다 보면 플러스로 반전되지 않을까? 가을 마중, 또 배웅이 필요해진다. 미룬다는 것은 늦어지기 마련인 법, 더 미룰 것 없이 우리는 가을을 배웅하고자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