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2017년 16

'숫타니파타' 사경하기.

숫타니파타 (Sutta nipata) 는 '부처님의 대화집'으로서 빨리어로 쓰여진 오래된 불교 경전이다. 부처님과 제자들과의 질문과 답, 비유를 사용한 법문 등, 구전되어 오던 것을 제자들이 수집하여 엮은 것으로서 부처님의 육성을 들을 수 있는 최초의 경전이라 굉장히 의미가 있다. 사품(蛇品)', 소품(小品), 대품(大品), 팔품(八品), 도피안품(到彼岸品) 의 5품으로 분류되어 있고 전체 1148편의 에피소드와 문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답에 운율이 있어 암송하기 용이한 부분도 있고, 말씀으로 엮어진 경전이라 근본 불교의 정신을 잘 파악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 불교 조계종의 소이 경전(근본 경전)인 '금강경'도 그렇고, 대부분의 경우 한문으로 된 경전을 독성하다 보니 숫타니파타는 중요성에 비해..

노트북/2017년 2017.04.06

'네루다의 우편 배달부' ― 익살에서 비극으로.

지난 달에 읽은 파블로 네루다' 의「질문의 책」을 읽은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채로워 마법에 걸린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안토니오 스카르메타'라는 작가가 쓴 소설 「파블로 네루다의 우편 배달부」를 읽었다. 작가가 한 때 신문사 기자로 일하면서 이슬라 네그라에 정착한 네루다 시인에 깊은 관심을 가졌고, 그곳에 머무는 동안 파블로를 만나게 되어 글을 썼으며 1985년에 출간한 것이라 소개한다. 「파블로 네루다의 우편 배달부」는 '일 포스티노'라는 이탈리아 영화로 소개 되어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파블로 (1904~1973) 는 1971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칠레의 시인으로서 사회주의 정치가였으며, 작가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는..

노트북/2017년 2017.03.30

먼 그대 - 높이 걸어 둔 등불

서 영은 씨의 단편 소설 '먼 그대'를 들어 알던 시절이 참 아득하다. 1983년에 '한국 문학'지에 발표되었고, 그 해에 '이상 문학상'을 수상하였다고 하니 내가 마흔 살이 채 되지 않던 먼 그때의 일이고, 당연히 나는 책 읽을 한 뼘의 여유도 없던 시절이었다. 서 영은 씨는 미혼의 촉망 받는 작가이면서, 30년 나이 차의 김 동리 선생님과 결혼을 하여 화제를 뿌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 동리 선생님이 투병 생활에 드셨을 때 병상을 지켰다는 소식, 그리고 선생님 사후에 선생님의 자녀들과 긴 송사에 휘말렸다는 소식들이 신문지상에 따문따문 실리곤 했었다. 작가는 글로서 말을 한다고 했던가? 엄혹한 현실을 막무가내로 인내하고, 아니 인내를 사랑의 에너지로 승화하고, 철저히 자신을 버림으로서 그대를 향한 사..

노트북/2017년 2017.03.05

「책의 자서전 」 ― 어느 베스트셀러의 기이한 운명.

도서관이란 분류와 정리가 생명인지라 일단 단조롭다. 그러나 그 정형화된 서가는 저만의 개성을 뽐내는 책표지들로 의외로 대채롭고도 현란하다. '책의 자서전'이라는 책에 내 시선이 머문 것은 순전히 작고 귀여운 겉모양에 재밌는 제목 때문이었다. 뽑아서 몇 페이지 넘기다 순식간에 그 매력에 빠져 나와 함께 집으로 와서 내 오후를 즐겁게 해 줬다. 책이 1인칭 화자로, 자신의 지난 생을 회고해 본다는 발상이 독특하고, 주인공 책은 감수성이 강하고 재치가 넘쳐 예리한 시선으로 사람을 바라 보고, 몸소 겪은 시대의 흐름을 말하고 있어 아주 흥미롭다. "4월 5일, 그 책은 일만번째로 내 장서에 들어오게 되었다. 막 서가에 꽂힌 그 때 간절한 눈빛으로 내게 부탁했다. 자신이 마지막으로 머물던 서점을 떠올려보고 싶다고..

노트북/2017년 2017.02.10

'또 다른 충고'

또 다른 충고들 다친 달팽이를 보거든 도우려 들지 말아라 그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당신의 도움은 그를 화나게 하거나 상심하게 만들 것이다. 하늘의 여러 선반 가운데서 제자리를 떠난 별을 보거든 별에게 충고하고 싶더라도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말아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 -장 루슬로 - 명절을 보내는 패턴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보던 중 떠 오른 싯귀이다. 프랑스 시인, '장 루슬로'의 시라고 하며 흔히 읽히는 글인데, 울림이 좋아 자주 생각 나는 글이다. 요즈음 젊은 세대들 중에 명절 전에 미리 부모님을 뵙고 와 명절 휴일에는 여행을 떠나던지 자기들 나름으로 유용하게 그 시간을 쓰는 경..

노트북/2017년 2017.01.30

'바베트의 만찬' - 타인의 행복이 나의 행복

'바베트의 만찬' 이 책과 저자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는데 어떻게 내 관심 도서 리스트에 들어 와 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리스트에서 오래 묵었던 탓에 책이 내게 오니 아주 반가웠다. 작가, 이자크 디네센(본명: 카렌 블릭센)은 1885년 덴마크 코펜하겐 북부에서 아주 부유하고 명망 높은 가문에서 태어나 성장했으며, 왕립 예술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첫 작품은 '일곱개의 고딕 이야기'라는 책으로 미국에서 출간했는데, '전미 이달의 책 클럽'에 선정되어 불티나게 팔려 나가면서 '신비한 덴마크의 작가'로 크게 관심을 받아, 당시 노벨상 후보에까지 올랐다고 한다. 비록 헤밍웨이에게 상은 돌아 갔지만 주목 받은 작가임은 틀림 없는 것같다. 작가의 프로필을 살펴 보면서 그녀 자신이 인생을 열정적이고 드라마틱하게 살..

노트북/2017년 2017.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