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2005년

늙어가는 이유

수행화 2008. 8. 25. 13:56
겨울 끝자락은 눈까지 뿌려 보며 꼬리를 늘여 보지만
봄은 따스한 기운으로 삽시간에 눈들을 녹이며 자신감 있는 도전을 해 보는 등 서로 밀고 당기고 해 보는 계절이다.
해가 바뀌고 계절이 바뀌면 속앓이에 들어 가는 나는 이봄에는
맥아더 장군의 글을 새겨 보며 구두끈을 조금 조여 볼까 한다.

"단순히 오래 산다고 해서 늙은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늙어가는 이유는 목적과 이상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세월은 피부를 주름지게 할 뿐이나 무관심은 영혼을 주름지게 한다.
영혼을 흙으로 되돌리는 것은 긴 세월이 아니라 근심, 의심, 자신감 결여, 두려움, 절망 같은 것들이다.
믿는만큼 젊고, 의심하는 만큼 늙으며, 희망하는 만큼 젊고, 절망하는 만큼 늙는다. 늙는 것은 전적으로 당신의 태도에 달렸다."

뭇 생명이 잠을 깨는 봄에 되새기기에 적절한 멧세지가 아닐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밝게 살고, 겸허한 가운데 자기 수행에 매진 하며, 젊음이 내재(內在)된 노년의 모습.
머릿 속에 입력해 보지만 저장이 원활할지 의문이다.

책을 보면 같은 페이지를 내리 보고 있을 때, 사진 속의 내 모습이 할머니처럼 낯 설때,
그렇게 꼼꼼하던 내 바느질이 성글어 보일때, 말 하다 아는 단어가 떠 오르지 않아 말문이 막힐때, 입던 옷이 허리가 안 맞아 줄 때.....
그 암담하고 절망적인 순간의 슬픔에 적응하고 타협해 보며 또 다른 변화를 모색해 봐야할 것같다.

가까운 가능성에 즐거이 다가 서고, 또 기약 없는 가능성에 깊이 집착 않는, 좀 더 낙관적 관점을 가져 보자.
가치관의 분열에서 오는 고통에 얼마나 많은 날을 나는 괴로워 했는가!

헐거운 정신에 긴장의 시위를 당기며 내 영혼의 집에 희망의 등을 내 걸어 볼까?

200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