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나에게 언제나 애증(愛憎)의 감정을 가지게 했다. 정겨운 고을과 아름다운 강변을 떠 올리면 그리움의 정서에 빠지면서, 또 한편 싸늘한 원망의 감정을 동반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 작은 고을은 나에게 안일한 생각, 순응의 삶의 방식만 강요했고 그래서 나는 나의 능력껏 새로운 세계에 도전해 보지 못하고 근시안적 삶을 산 것이라고 언제나 생각 해 왔다. 그것은 증오에 가까운 감정이 되어 나를 오래 지배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난 지금 나의 정서적 안정감, 포용력 등, 삶의 지혜의 근간(根幹)은 시를 닮은 고향의 자연과, 여유로운 인간 관계에서 형성된 것임을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날 나의 오만한 생각을 멀리 날려 보내고, 새로이 작은 고마움의 마음을 가져 보려 한다. 아직도 버려야 할 것과 간직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