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떠난 것이 오늘로 꼭 한달이 되었다. 나는 마치 몇년을 지난듯 먼 기억으로 떠 오른다. 긴장하지도 않았는데 긴장이 풀린 탓인지 이 한달을 계속 두통과 소화불량으로 시달리고 았었으니... 쥐 풀방구리 드나들듯 병원문을 드나들며 이봄을 다 보낸 셈이다. 둘이서 의견 맞춰 그런대로 잘 꾸려 나간다고 하는데 나는 왜 궁금하고 안쓰러운 맘인가? 그많은 짐을 끌고 가던 둘의 모습만 떠올리면 짠한 마음을 어쩔 수가 없다. 가구가 없으니 정리도 못하고 이삿짐 속에 파묻혀 있다는 것에, 날씨가 춥다는 소식에다, 전등이 어둡다는 말에다, 인터넷 연결은 연기 되고, 얼굴은 건조증이 생겼다는 근황까지 나를 상당히 근심스럽고 분노하게도 했다. 그러나 이국 생활에 적응하려면 그정도의 대가는 지불해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