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은 기억하고 싶은 날이다. 손녀가 다 자란듯, 엄마 떨어져 처음 우리집에서 잔 날이기 때문이다. 병원 놀이를 좋아하는 손녀를 위해 할아버지께서 진짜 주사기를 사다 주신게 계기이다. 주사 바늘로 푹신한 봉재인형의 엉덩이를 찌르고, 반창고를 바르고, 작은 책을 뒤적이며 처방전을 쓰고... 정말 끈질기게 반복하며 종일을 노는 것이다. 너무 열중하더니 급기야 자고 가겠다는 것이 아닌가 ? 치료 받느라 반창고가 덕지덕지 붙은 인형이랑 반창고, 가위, 붕대, 핀셋, 처방전 용지까지 든 왕진 가방을 머리 위에 늘어 놓고 잠이 든 것이다. "이 약을 한동안 먹이세요. 열이 떨어질꺼예요. 오늘은 핑크색 약만 드리겠어요. 그리고 토토로 들어 오세요. 이것 저것 말해 줄게 있어요....." 꿈 속에서도 소꼽 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