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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Madrid)'

마드리드 (Madrid) in Spain 왕궁 왕궁이라는데 얼핏 지나치면 관공서같기도 하다. 그냥 지나쳤는데 관광객들이 제법 웅성인다. 스페인의 전성기였던 1561년 펠리페 2세는 수도를 이곳으로 옮겼고, 현 국왕은 교외의 다른 왕궁에서 기거하고 국빈 리셉션 등 행사가 있을 경우 이곳을 사용한다고 한다2800개의 방이 있는데 50여개는 일반인에게 개방 한다고 한다 왕궁이 다른 건물보다 오히려 모던하고 깨끗한 느낌을 받는데 실은 화재로 인해 1764년에 재건 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란다 마드리드의 스페인 광장 1961년 세르반테스 사후 300년을 기념하여 지은 광장이라 하여 돈키호테와 산쵸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 이곳 스페인 광장은 운치는 별로 없다. 그러나 세르반테스의 상상력과 돈키호테의 엉뚱..

나의 연중 행사.

매일은 똑같은 날이 아니라는 걸 새해 아침에 더욱 알게 된다. 어제는 묵은 달력 속에 담겨 과거로 편입되고 오늘은 신분이 조금 엄격한 또 다른 날의 느낌이다. 새 달력 단정한 칸 속에 든 하루 하루들을 비라보며 그 모양새처럼 반듯하고 일목요연한 나날을 보내야 하리라는 나와의 약속은 잊지는 않는다. 그리고 나는 달력 여럿에다 공손하게 연중 행사, 그것도 제삿날을 제일 먼저 기입한다. 기입해 둬야하리만치 횟수가 많기 때문이다. 4대에 8위의 기제사, 설 추석 명절, 그리고 묘사까지 달력마다 써 두는 일도 어지간하다. 얼마전 아들이 어머니 아버지 결혼 기념일을 축하한다며, 그것도 43주년이라고 딱 지적을 해 주었다. 그래서 나는 제사가 연중 행사의 최우선 순위에 있는 세월 40년을 살아왔다는 걸 실감했다. 나..

노트북/2015년 2015.01.02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 사라져 버린 과거를 찾아서.

201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파트릭 모디아노 (Patrick Modiano)의 소설. 그의 여섯번째 작품이며 대표작이라고 하는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읽었다. 자신의 기억을 송두리채 잃어버린 기억 상실자가 자취 없이 사라져 버린 자신의 과거를 찾아내가는 줄거리의 소설이다. 기억이라는 주제를 통하여 붙잡으려야 붙잡을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을 환기시키고, 나치 점령하의 파리의 생활상을 섬세하게 그렸다" 라고 노벨상의 선정 이유를 말한다. 주인공 '기 롤링'은 탐정이며, 기억의 편린들을 주워 담으며 퍼즐 맞추듯 과거를 재구성해 나간다. ......나를 알았던 그 어떤 사람, 아직도 나를 기억하는 누군가가 아직도 살아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그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와 함께 사라졌던..

노트북/2014년 2014.12.31

톨레도

톨레도 (Toledo) in Spain 마드리드에서 남쪽으로 70Km 떨어진 스페인 중부 지방의 도시. 톨레도 주의 주도이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본 톨레도 전경 1561년 마드리드로 이전하기 전까지 스페인의 수도였던 마을인데 도시 전체가 세계 문화 유산이라고 한다. 하늘은 마치 바다같고, 거기 고즈넉하게 도시는 작은 섬처럼 앉아 있 톨레도를 지켰던 성벽은 과묵한 얼굴로 도시를 내려다 본다. 13세기의 고색창연함을 아래 쪽의 번잡함과 격리시키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모양새다 구시가지는 언덕 위에 있어 몇 개의 에스컬레에트를 타고 내려 와야 신시가지로 향할 수 있다. 급경사의 에스컬레이트를 대여섯 번은 탄 것같다. 톨레도 대 성당 세계 최초로 종교 회의를 한 굉장히 유서 깊은 성당이라고 하는데 내부의 ..

''정글만리'... 씁쓰레한 뒷맛

우리는 지금 중국이나 중국인에 관한 뉴스를 쉴 새 없이 듣고 있고, 다방면의 정보들이 넘치는 시대를 살고 있다.중국이 G2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했다느니, 요우커들이 몰려 와 싹쓸이로 통큰 쇼핑을 한다느니, 제주도의 땅이 점차 중국인 소유가 되어 간다는니, 중국이 저가 스카트폰을 생산해서 우리 뒤를 맹추격해 온다느니.... 이렇게 중국은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되어 가고, 일찌기 중국에 진출했던 많은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우울한 소식들이 간간이 들리는 가운데, 마치 취재에 충실한 르포를 읽거나, 사실화를 보고 있는 것도 같은 소설을 읽었다.'조 정래' 작가의 '정글 만리' 숲이 정글이 되면 이미 위험이 따르는 법인데 정글과 같은 인간과 사회라니.경계심을 일으키기 충분하리만치 답답한 내용에 편치 않은 마음으로..

노트북/2014년 2014.12.18

세비야

세비야 (Sevilla) in Spain 오페라 '카르멘'과,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배경으로 우리에게 친숙하다고 할 도시, 세비야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세비야 주의 주도로서 이슬람 교도들이 스페인을 지배할 당시 수도였고, 1248년 페르난도 3세가 이끄는 스페인의 그리스도교도들이 이슬람 교도들을 퇴치한 후 급부상한 도시로서 지금은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에 이어 스페인의 4대 도시 정도라고 한다 마젤란이 세계 일주를 출발한 도시(1519년), 화가 벨라스케스(Velazquez), 무리요(Murillo) 등 많은 예술가를 배출한 도시가 이곳 세비야라고 한다. 아메리카 대륙과 연결 고리로서 풍요를 누린 도시였다고도 한다. 그러나 내 안에 걷잡을 수 없이 차오르는 감정은 세기 전 오페라 '카르멘'..

변산 반도 둘러 보기.

파다하던 단풍 소식이 살짝 기울어지려던 즈음(11월7~8). 변산반도를 다녀 왔다. 죽마고우와 함께 하다 보니 웃음 반, 구경 반 덩더꿍 휘돌았고........즐거웠다.내 자리에 와 앉아 그 시간들 반추하며 일구는 내 작업. 귀찮아야 할 이 일이 초이스할 사진이 적어 의외로 싱거우려 한다. 하지만 괜찮다. 가을 변산에 갈 이유를 또 가졌으니까. 전북 고창군에 소재한 백제 위덕왕 24년 (577) 검단 선사와 신라의 국사인 의운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다.금산사와 더부러 전라북도 내 조계종의 2대 본사이다. 유 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책에 크게 문화적 충격을 받아 그의 답사 코스를 뒤밟아 다니던 해가 있었다. 돌이켜 보니 1994년의 일, 20년 전이었다. 이후 두번은 더 들락거린 절,..

그라나다

그라나다 (Granada) in Spain 절대적 아름다움은 차라리 슬프다는 걸 나는 안다. 세월이 녹슬어 앉은 그 애조 띈 붉은 빛 궁전, 알함브라를 보는 것, 그것은 슬프다. 그리고 아름다움에는 경건함이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말이 줄어진다. 그라나다는 '석류'의 의미를 간직한 지명이다. 스페인은 국기에도 석류 문양이 들어 가 있다. ALHAMBRA 입구는 '붉은성'이라는 그 이름처럼 소슬한 붉은 빛 돌담을 끼고 들어 간다. 사라져 버린 영화(榮華)의 애틋한 기억은 떨어져 나간 흙벽에 걸려있다.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 유산이다. 까를로스 5세 궁전 스페인의 번영기이던 16세기 무렵에 카를로스 5세가 지은 르네쌍스식 궁전. 원형 광장은 웅장하고 회랑의 기둥이 안정감 있고 멋쟁이다. 건축 당시는 연..

서울 숲을 걷다보니.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서울 숲에서 가을의 여러 얼굴을 바라 보았다. 걷기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는 날은 걷는 날이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바라보던 숲길, 동네 공원 산책하노라며 무심하던 내 시선에 닥아 선 여린 숲. 수채화 한 폭에 내 발길은 멈추고 그 가을 빛 배경에 가슴이 서늘해진다. 작은 연못도 가을을 담고 있고. 눈이 부시지 않은, 한편 겸손한 늪의 풍경도 있다. 어린 숲도 가을을 성심껏 준비하고 있어, 나는 자꾸 뒤돌아 보며 걷게 된다. 은행잎 노란 빛을 나는 너무 좋아 한다. 되바라지지 않은 노랑. 열매를 품은 품위 있는, 그러나 화려한 노랑이 그렇게 좋다. 야간에 조명을 쏘아 올리나보다. 숲이 만들어 내는 소실점은 늘 먼 그곳 같다. 소실점은 현실감이 없어 그림 속같다. '바람의 언덕..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가난은 때때로 시인의 노래가 되기도 한다. '가난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다만 불편할 뿐이다'라는 말들도 듣는다. 그러나 나는 '가난이 창문을 기웃거리면 행복은 대문을 빠져 나간다'는 속담이 더 수긍이 간다. 소비가 크나 큰 미덕이고, 사치와 소비의 총량이 성공과 행복의 척도쯤으로 여겨지는 현실에서 가난은 재앙이며 고통일 수밖에 없다. 가난이 가져다 주는 더 큰 불편은 상대적인 박탈감이다. 부자들이 자신감과 우월감을 한껏 키워 나가는 동안, 가난한 자의 자존감은 소리 없이 낮아진다. 그렇게 상처 입은 자존감이 때로 삶의 커다란 동력이 된다 할지라도 슬픈 건 사실이다. 고 박 정희 대통령께서 "가난은 나의 스승이요 은인이다"고 하신 말씀 속에서 희망의 블씨를 살렸던 시절이 뭐 그렇게 먼 과거의 일이 아니다..

노트북/2014년 2014.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