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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

발렌시아(Valencia) in Spain 비는 그저 무심히 내릴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느끼는 비의 마음은 언제나 똑같지가 않다. 발렌시아에서의 비 내리는 오후. 내 느낌은 그랬다. 차도를 한겹만 벗어 나면 도시는 이렇게 친근한 골목이 어깨를 서로 부비고 있다 깔끔한 가게도 있고 조그만 오피스도 많아 보였다 호르챠테리 호르챠타란 스페인 사람이 즐겨 마시는 음료인데 이 조그만 찻집이 원조란다. 약간 고소하고 차가운 음료이고 계피맛도 난다는데....두통이 옴짝 못하게 날 가두던 기억이 씁쓸하다. '맥도날드'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기운을 추스리고는 혼자 가을비 속을 걸어 본다. 이 광장을 이웃으로 시청사도 있고 성당도 있고 기념품 가게도 고급하다. '맥도날드'의 풍경은 세계 공통인 것같다. 시에스타가 없..

바르셀로나

1n Spain 스페인에서 두번째 큰 도시로 스페인 동부 지중해 연안에서 프랑스 남쪽 피레네 산맥과 접경지역을 아우르는 카탈루냐 지방의 중심 도시로 스페인어 이외 자신들만의 언어, 까딸란어를 쓸 정도로 자존심이 대단하다고 한다. 그리고 파블로 피카소, 안토니오 가우디 등 많은 예술가들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바르세로나의 첫 인상은 세련됨, 티 안나게 멋을 부리는 진정한 멋장이 그 자체같다. 사마란치 올림픽 위원장이 바르셀로나 출신이라는 것이 생각난다. 귀족 티를 몹시 내던 그. 너울 너울 파도를 타는 천막은 노천 식당의 멋쟁이 지붕이다. 곧게 뻗은 산책로와 곧게 올라 간 건물과 천막의 파도가 조화롭다. 나는 또 사소한 것에 감동한다. 저기 햇살을 머금고 반짝이는 요트의 닻들은 여기가 지중해 연안임을 바..

'몬세랏' 절벽 사원.

몬세랏 수도원 바르셀로나에서 북서쪽으로 50Km정도에 위치한 수도원. 문득 차창 밖으로 거대한 돌산이 병풍처럼 길게 이어지더니 우리를 실은 버스는 돌산을 향해 들어 간다. 우리네 미시령, 한계령보다 더 까마득한 고갯길을 오른다. 엄중해 보이는 출입문과 빛 바래인 살구빛의 건물은 보색 대비로 조화롭다. 로마인에게는 몬스세라투스('톱니 모양의 산'), 카탈루냐인에게는 몬트사그라트('신성한 산')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고 하는데 말 그대로 갈아 꽂은 톱날처럼 쭈빗 쭈빗 서 있고 그 정상 부근에 수도원이 서 있다. 수도원 입구에는 수도사 모양을 한 돌 조각상이 먼저 반긴다. 그런데 움직이는 사람을 따라 계속 눈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빛이 조화를 부린다. 800만년 전 몬세랏은 바다였으나 지각 변동으..

사라고사(Zaragoza) in Spain

스페인의 공식명칭은 스페인 왕국(Kingdom of Spain)이고 인구 43,768,000 명, 면적이 504,645 km2 ( 한반도의 2.3배) 이며 이베리아 반도의 약 85%를 차지한다.스페인은 서쪽으로 포르투갈과 접해 있고 남쪽으로는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북아프리카와 마주보고 있다. 한편 피레네 산맥과 안도라 공국이 프랑스와 국경을 이룬다. 스페인은 유럽에서 역사가 가장 긴 나라 가운데 하나이자 가장 강성했던 나라로,16∼19세기에 걸쳐 대제국을 건설하였으나 이후1978년에 제정된 헌법에 의해 입헌 군주국이 되었다. 역사적으로 고대 로마·게르만족에서부터 프랑스에 이르기까지 많은 침략을 받아 왔으며,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으로 5C 중엽에 서고트인들이 이곳에 왕국을 세웠다. 이후 15C까지 ..

'me before you'

Jojo Moyes 라는 영국 작가가 쓴 소설 'Me Before You' 베스트 셀러가 다 좋은 책이 아니라는 건 안다. 그렇지만 베스트셀러에 몇 주째 올라 있다면 관심이 생긴다. 나는 다만 궁금하다는 이유로 작가도 생소하고 내용도 전혀 모른 채 구해서 읽은 책이 나를 며칠째 가슴 아프게 했었다. 우리는 절대 희망이 보이지 않는 병세로 고통 받느니 안락사를 선택하는 것이 인간적인 모습이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바라본다는 것은 절대적 고통이요, 산 자의 고문이 될 것이라고, 나는 책을 읽으며 내 일처럼 생각이 많아졌다. 그리고, 사람의 능력은 키워진다는 것. 누군가가 사랑의 힘으로 북을 돋우어 준다면. 아름다워 눈물 나고, 슬프고 가슴 아파 또 눈물을 흘리며 꼼짝 않고 앉아 읽게 하..

노트북/2014년 2014.09.13

"돌아 보면 언제나 네가 있었다"를 읽고.

'돌아 보면' '네' 타인에 대한 관심과 연민이 묻어 나오는 말이다. '돌아 보니 거기 네가....' 따스한 무언가가 있겠구나 여기며 책을 펼치니 근사한 사진이 군데 군데 실려 있어 눈길이 여유롭다. 사실 요즈음 나는 활자도 작고 빡빡한 책, '빌 브라이슨'의 '대단한 호주여행'에다 같은 작가의 '발칙한 영어 산책'을 보던 끝이라 가쁜하고 편한 마음으로 이 책을 들고 앉았다. '후지와라 신야'라는 일본 작가는 젊은 날 사진을 찍고 여행기를 많이 썼다고 하는데, 나는 이제야 처음 책을 접해 본다. 일본 지하철에 놓이는 무가지 에 6년 동안 연재한 글들 가운데 골라서 엮은 책이라는 설명이 있다. 누군가의 선택으로 짧은 순간 읽고 버려지는 운명의 글이라 할지라도, 때로 막막한 슬픔으로, 혹은 따스한 온기로 자..

노트북/2014년 2014.08.29

버스 투어를 나선 나의 하루

친구들과 하루 나들이로 관광 버스투어를 해 보았다. 정암사며 부석사를 거치고, 기차 타고 이름도 생소한 역에 내려 보기도 하는, 일정이 쉽지는 않았다. 1. 정암사 정암사의 적멸 보궁은 우리나라 4대 보궁 중의 하나이다. 보궁이란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곳이어서 불상을 따로 조성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강원도 사자산의 법흥사, 상원사의 적멸보궁, 정안사, 양산 통도사의 네군데 보궁이 있다. 월정사의 말사로서 선덕 여왕 14년에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 되었다고 말해 주는 단정한 안내판. 몇번을 다녀 온 곳이나 여름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버스 안에서 먹은 약이 가벼운 구토와 어지럼증을 가져 와... 숲 그늘에 내 어지럼증을 부려 놓고 싶은 마음에 가파른 숲길로 내달렸다. 고려시대 칠층석탑으로 보물 410..

늦복, 사는 게 그림같은 복.

"나는 참 늦복 터졌다". 얼마 전 시인 김 용택 씨의 아내와 어머니가 함께 엮은 책이 출간되었다는 신문 기사를 읽었다. 그런데 지난 주 며느리가 우연히 도서관에서 책을 봤는데 너무 재밌고 감동적이어서 샀노라고 하며, “아버님도 보세요” 하며 두고 갔다. 물론 아버님은 대충 보시고 웃기만 하셨고. 일단 책이 아주 예쁘고, 시집을 펼쳐 보듯 아무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거기 감동이 묻어 있다. 시인의 아내도 시인이고, 어머니도 시인이고, 마을 이름도 시어 같고. 전라도 사투리가 그렇게 고운 말이라는 걸 예전에 미처 몰랐었다. 어머니의 바느질에도 감칠 맛 나는 시가 묻어 있어, 그렇게 소박하고 아름다울 수가 없다. “ 날이 어두워지면 갈 길이 서둘러진다. 잿빛 하늘에 살이 조금 오른 초승달과, 지상에서 손을 ..

노트북/2014년 2014.07.01

"삶의 물결을 일으켜라" - 하워드'씨로 부터

'하워드의 선물' 을 읽었다. 자기 계발서가 유행처럼 읽히고, 멘토와 멘티의 환상적 조합이 성공적 삶의 지름길로 여겨지는 시절이 지금인 것 같다. 하버드 경영 대학원의 ‘하워드’ 교수는 미국 사회의 경영인들에게 최고의 멘토라고 한다. ‘에릭 시노웨이’라는 제자가 스승 하워드 교수와의 대화를 통해 얻은 지혜를 하워드씨의 선물로 세상에 내놓은 책이다. 선물은 영감과 자율권을 부여하며 자신만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위해 행동 하도록 우리를 일깨운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교수님의 인생들에 보내는 고견, 선물을 받기 위해 조금 지루하게 페이지를 넘기며 또 다소간 잡담처럼 들리는 깨알같은 말들을 들어야 했다는 것이 약간 거슬렸으나 그것은 나의 조급함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얼마 전에 설핏 읽고, 개인적으로 ..

노트북/2014년 2014.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