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완벽한 봄날, 큰 오빠는 병상에 조금 더 계시리라는 우리의 예상을 살짝 거스르며 가벼이 저 세상으로 가셨다. 통증과 치유의 순간들을 넘나 들면서 죽음을 예비하시더니 마침내 5월 21일 영원한 잠에 드셨다. 예감은 담담하였으나 막상 부음을 듣는 순간, 가슴이 쿵 소리내며 무너져 내렸고, 일시에 세상에 전원이 나가버린듯 눈 앞이 깜깜해졌다. 죽음을 배우는 학교가 있고, 교과서가 있다면 오빠의 죽음은 바로 그런 본보기의 장이 되지 않나 하고 정리해 보는 것이 조금도 과장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자기 앞의 온 인생을 성심껏 살아 내신 것을 기본으로, 오래 건강한 일상을 사시다가 죽음에 이르러 가족이 이별을 준비하고 관심과 사랑으로 보살펴 드릴 적절한 시간 말미를 주신 것, 맑고 깨끗한 최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