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온 대지가 생명의 푸른 기운으로 넘실대는 가슴 벅찬 계절이다. 가뭇가뭇 지워지던 겨울의 회색을 5월은 삽시간에 초록으로 덮으며 가늘게나마 남아 있던 지난 겨울의 꼬리를 잘라 버린다. 자연 속에 내장된 시계의 정확성에, 그 충실한 흐름에 경외감을 보내며 이 힘찬 봄 맥박의 고동에 발맞춰 걸음을 고쳐 보게 하는 계절이다. 5월과 어버이 날과 한복 한 벌. 어머님과 내 젊은 날들을 한꺼번에 떠 올리게 하는 슬프고도 애잔한 기억이 있다. 그러니까 1972년. 결혼 후 처음 맞는 어머니날 (그당시는 어버이 날을 어머니 날이라고 일렀다)에 나는 두 분 어머니를 위해 선물을 마련했다. 봉급을 받은 날 퇴근길에 포목점에 들러 한복감 두벌을 엄선해서 샀다. 물론 내게는 다소 벅찬 지출이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마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