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바뀐지 두달, 빳빳한 카렌다에 담겨 배달된 나의 1년 새 시간도 1/6이 벌써 사라졌다. 묵은 달력을 접으며 지난 한 해도 고만고만하지만 나날을 잘 살아 냈다고 자평을 했더랬다. 못다 했던 일들, 미진했던 많은 것들이 어찌 도드라지 않을까마는 부분 부분 너그러이 면죄부를 줘가며 내게 셀프 위로와 셀프 격려를 보내보던 시간이 회상 속의 먼 그날처럼 아득하다. 이렇게 3월을 맞는다. 시작도 모르고 끝도 알 수 없이 막연하게 스쳐가는 순간 순간들을 시간으로 개념화한 인류의 지혜는 경탄 그 이상이라는 생각을 한다. 영겁의 부단한 흐름을 잘게 또 잘게 잘라 시간이라 이름 지으며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은 기원은 이집트에 있다고 한다. 인류 발생 초기에 나일강 하구에 정착한 사람들은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농사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