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겨울은 아무래도 정들지 않는다. 눈이 흣날리고 쌓이는 환상적인 풍경이 아니라면 차거운 겨울비라도 뿌려 선뜩한 겨울맛을 보여 주었으면 하는 조금 배부른 투정을 하고 싶다. 메마른 대지에 트릿한 대기를 숨 쉬는 지금은 속수무책으로 봄만을 기다리게 된다. 봄은 어디메 쯤에 기별을 보내고 있을까? 기별과 기다림을 내내 생각한 탓인지, 김 훈 에세이, "바다의 기별'이 눈에 확 들어 왔다. 몇권 읽지 않은 내 독서이력으로 김훈 작가의 명문장은 매료되기에 충분하여 나의 분류법으로 그분의 글은 믿고 보는 편에 들어있다. '바다의 기별' 첫 페이지."모든, 닿을 수 없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품을 수 없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모든, 만져지지 않는 것들과 불러지지 않는 것들을 사랑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