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기 43

'트로기르' 지나, 보스니아의 '모스타르' '메주고리예' 까지

트로기르 (Trogir) in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는 유네스코에 여섯 개의 세계 문화 유산과 한 개의 자연 유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 중 트로기르는 1997년도에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중세 시대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B.C 3 세기에 그리스인들이 정착하면서 조성되고 발전해 왔으며, 이후 크로아티아의 타 도시와 마찬가지로 여러 나라의 지배를 거친 이후, 1918년 1차대전이 끝나고 크로아티아 본국에 소속되었으며, 현재 행정 구역상으로 달마티아 주에 속하는 작은 섬이라는 걸 들어 본다. '트로기르'라는 도시의 아침. 몸을 뉘어 쉬는 듯한 자태의 바다를 본다. 바람이 간지럽히고, 햇살이 반짝이는 눈빛을 보내니 다만 겹 물결로 화답한다. 이 ..

'풀라'와 '로비니

1. 풀라 (Pula), 크로아티아 풀라는 이스트라 반도의 고도이다 크로아티아의 영토의 북쪽은 슬로베니아와 경계를 이루며, 아드리아를 향해 반도를 형성하고 있다. 국토의 가장 서쪽, 이곳을 이스트라 반도라고 한다. 이스트라 반도는 지리적으로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이탈리아 3개국에 걸쳐 있다고 한다. 18세기 말까지 베니스, 함부르크, 항가리의 지배 하에 있다가 1991년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가 독립을 하면서 그 대부분이 크로아티아의 영토로 정착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반도의 두 도시, 로비니와 풀라를 한나절 보게 된다. 기원 전 45년 경 로마 제국 시대에 조성된 도시로, 그 시대 유적이 보존되어 있어서 오늘 날의 관광 자원이 된 것같다. 이른 아침에 출발한 버스가 아름다운 항구 언저리에 우리를..

'블레드'에서 '포스토이나'까지

빌킨 빈도에 대한 나의 지식이란 보스니아 내전, 코소보 사태, 유고슬라비아의 분열 등의 기사 조각들이 전부이다. 전쟁과 종전 소식으로 미루어 전쟁의 상흔이 있으리라는 것, 어쩌면 아직도 화약 냄새가 남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여배우들이 그곳으로 여행을 다녀오면서 갑자기 친숙해졌고, 낭만적인 이름을 가진 아드리아 해의 여행을 망설임 없이 떠나게 되었다. 비로소 지도를 펼쳐 보니 우리가 거쳐 갈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는 유럽의 남동쪽, 발칸 반도에서도 서쪽이면서 이탈리아와 아드리아 해를 사이에 마주 보고 있는 지역이라는 걸 알았다. 발칸은 터키어로 '산'을 뜻하며, 불가리아와 세르비아에 걸친 발칸산맥에서 유래되어 19세기 이후 발칸반도라 ..

'마드리드(Madrid)'

마드리드 (Madrid) in Spain 왕궁 왕궁이라는데 얼핏 지나치면 관공서같기도 하다. 그냥 지나쳤는데 관광객들이 제법 웅성인다. 스페인의 전성기였던 1561년 펠리페 2세는 수도를 이곳으로 옮겼고, 현 국왕은 교외의 다른 왕궁에서 기거하고 국빈 리셉션 등 행사가 있을 경우 이곳을 사용한다고 한다2800개의 방이 있는데 50여개는 일반인에게 개방 한다고 한다 왕궁이 다른 건물보다 오히려 모던하고 깨끗한 느낌을 받는데 실은 화재로 인해 1764년에 재건 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란다 마드리드의 스페인 광장 1961년 세르반테스 사후 300년을 기념하여 지은 광장이라 하여 돈키호테와 산쵸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 이곳 스페인 광장은 운치는 별로 없다. 그러나 세르반테스의 상상력과 돈키호테의 엉뚱..

톨레도

톨레도 (Toledo) in Spain 마드리드에서 남쪽으로 70Km 떨어진 스페인 중부 지방의 도시. 톨레도 주의 주도이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본 톨레도 전경 1561년 마드리드로 이전하기 전까지 스페인의 수도였던 마을인데 도시 전체가 세계 문화 유산이라고 한다. 하늘은 마치 바다같고, 거기 고즈넉하게 도시는 작은 섬처럼 앉아 있 톨레도를 지켰던 성벽은 과묵한 얼굴로 도시를 내려다 본다. 13세기의 고색창연함을 아래 쪽의 번잡함과 격리시키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모양새다 구시가지는 언덕 위에 있어 몇 개의 에스컬레에트를 타고 내려 와야 신시가지로 향할 수 있다. 급경사의 에스컬레이트를 대여섯 번은 탄 것같다. 톨레도 대 성당 세계 최초로 종교 회의를 한 굉장히 유서 깊은 성당이라고 하는데 내부의 ..

세비야

세비야 (Sevilla) in Spain 오페라 '카르멘'과,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배경으로 우리에게 친숙하다고 할 도시, 세비야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세비야 주의 주도로서 이슬람 교도들이 스페인을 지배할 당시 수도였고, 1248년 페르난도 3세가 이끄는 스페인의 그리스도교도들이 이슬람 교도들을 퇴치한 후 급부상한 도시로서 지금은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에 이어 스페인의 4대 도시 정도라고 한다 마젤란이 세계 일주를 출발한 도시(1519년), 화가 벨라스케스(Velazquez), 무리요(Murillo) 등 많은 예술가를 배출한 도시가 이곳 세비야라고 한다. 아메리카 대륙과 연결 고리로서 풍요를 누린 도시였다고도 한다. 그러나 내 안에 걷잡을 수 없이 차오르는 감정은 세기 전 오페라 '카르멘'..

그라나다

그라나다 (Granada) in Spain 절대적 아름다움은 차라리 슬프다는 걸 나는 안다. 세월이 녹슬어 앉은 그 애조 띈 붉은 빛 궁전, 알함브라를 보는 것, 그것은 슬프다. 그리고 아름다움에는 경건함이 있다는 걸 안다. 그래서 말이 줄어진다. 그라나다는 '석류'의 의미를 간직한 지명이다. 스페인은 국기에도 석류 문양이 들어 가 있다. ALHAMBRA 입구는 '붉은성'이라는 그 이름처럼 소슬한 붉은 빛 돌담을 끼고 들어 간다. 사라져 버린 영화(榮華)의 애틋한 기억은 떨어져 나간 흙벽에 걸려있다.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 유산이다. 까를로스 5세 궁전 스페인의 번영기이던 16세기 무렵에 카를로스 5세가 지은 르네쌍스식 궁전. 원형 광장은 웅장하고 회랑의 기둥이 안정감 있고 멋쟁이다. 건축 당시는 연..

발렌시아

발렌시아(Valencia) in Spain 비는 그저 무심히 내릴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느끼는 비의 마음은 언제나 똑같지가 않다. 발렌시아에서의 비 내리는 오후. 내 느낌은 그랬다. 차도를 한겹만 벗어 나면 도시는 이렇게 친근한 골목이 어깨를 서로 부비고 있다 깔끔한 가게도 있고 조그만 오피스도 많아 보였다 호르챠테리 호르챠타란 스페인 사람이 즐겨 마시는 음료인데 이 조그만 찻집이 원조란다. 약간 고소하고 차가운 음료이고 계피맛도 난다는데....두통이 옴짝 못하게 날 가두던 기억이 씁쓸하다. '맥도날드'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기운을 추스리고는 혼자 가을비 속을 걸어 본다. 이 광장을 이웃으로 시청사도 있고 성당도 있고 기념품 가게도 고급하다. '맥도날드'의 풍경은 세계 공통인 것같다. 시에스타가 없..

바르셀로나

1n Spain 스페인에서 두번째 큰 도시로 스페인 동부 지중해 연안에서 프랑스 남쪽 피레네 산맥과 접경지역을 아우르는 카탈루냐 지방의 중심 도시로 스페인어 이외 자신들만의 언어, 까딸란어를 쓸 정도로 자존심이 대단하다고 한다. 그리고 파블로 피카소, 안토니오 가우디 등 많은 예술가들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바르세로나의 첫 인상은 세련됨, 티 안나게 멋을 부리는 진정한 멋장이 그 자체같다. 사마란치 올림픽 위원장이 바르셀로나 출신이라는 것이 생각난다. 귀족 티를 몹시 내던 그. 너울 너울 파도를 타는 천막은 노천 식당의 멋쟁이 지붕이다. 곧게 뻗은 산책로와 곧게 올라 간 건물과 천막의 파도가 조화롭다. 나는 또 사소한 것에 감동한다. 저기 햇살을 머금고 반짝이는 요트의 닻들은 여기가 지중해 연안임을 바..

'몬세랏' 절벽 사원.

몬세랏 수도원 바르셀로나에서 북서쪽으로 50Km정도에 위치한 수도원. 문득 차창 밖으로 거대한 돌산이 병풍처럼 길게 이어지더니 우리를 실은 버스는 돌산을 향해 들어 간다. 우리네 미시령, 한계령보다 더 까마득한 고갯길을 오른다. 엄중해 보이는 출입문과 빛 바래인 살구빛의 건물은 보색 대비로 조화롭다. 로마인에게는 몬스세라투스('톱니 모양의 산'), 카탈루냐인에게는 몬트사그라트('신성한 산')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고 하는데 말 그대로 갈아 꽂은 톱날처럼 쭈빗 쭈빗 서 있고 그 정상 부근에 수도원이 서 있다. 수도원 입구에는 수도사 모양을 한 돌 조각상이 먼저 반긴다. 그런데 움직이는 사람을 따라 계속 눈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빛이 조화를 부린다. 800만년 전 몬세랏은 바다였으나 지각 변동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