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작가 이 민진은 나에게 낯선 작가는 아니다. 신문 칼럼을 통하여 그녀의 프로필과 글을 접한 것이 오래전이고, 당시의 글들은 나에게 신선한 잔상을 남기고 있어서 새 소설 출간이 반가웠다. 7살에 부모님의 이민으로 미국, 뉴욕에 정착해 성장했고 예일대학교를 졸업하고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가 되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소설을 썼다. 장편소설 '파친코'는 2017년 전미 베스트 도서 10선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파친코'는 1910년, 즉 한일합병의 해로부터 1989년에 이르는 격동의 우리 근세를 배경으로, 재일 동포 4대가 살아 낸 고난과 애환의 이야기이다. 소설은 1910년 부산 영도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양진의 부모는 지독한 가난 때문에 딸을 언청이 훈이에게 시집보낸다. 훈이는 장애를 가..